기사 메일전송
20세기 최고의 스페인 문학 ‘아무것도 없다’ 저자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출간
  • 김태구
  • 등록 2021-08-06 10:48:45

기사수정


▲ [이미지제공 = 문예출판사]


문예출판사가 20세기 최고의 스페인 문학이라 불리는 카르멘 라포렛의 소설 ‘아무것도 없다’를 출간한다.


소설 ‘아무것도 없다’는 2006년 원제 ‘나다(Nada)’로 국내에 출간됐으나,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아무것도 없다란 이름으로 다시 내놓는다.


소설 아무것도 없다는 20세기 가장 참혹한 내전으로 꼽히는 스페인 내전(1936~1939)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이 전쟁은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와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 같은 고전이 탄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앞선 두 소설처럼 국내에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카르멘 라포렛의 아무것도 없다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며, 스페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나달문학상 제1회 수상작이다. 조지 오웰과 헤밍웨이가 스페인 내전 ‘당시’를 ‘남성’의 목소리로 표현했다면, 이 소설은 스페인 내전 ‘이후’의 삶을 ‘여성’ 주인공의 목소리로 그린 작품으로도 의미가 있다.


어린 나이에 몸소 내전과 그 후유증을 겪었던 바르셀로나 태생의 작가 카르멘 라포렛은 23세에 첫 작품으로 아무것도 없다를 썼고, 이 작품을 통해 스페인 내전의 후유증과 암울한 시대상을 예리하고 우아한 필치로 묘사한다.


자유민주주의와 파시즘이 대립하는 세계에서 등장인물들은 노이로제와 정신착란, 기이하게 뒤틀린 인정 투쟁, 굶주림에 시달리며 분출할 데 없는 욕망의 도피처로 성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주인공 안드레아의 세계를 한 단어로 상징하는 작품의 원제 Nada는 우리말로 ‘무’, 즉, 아무것도 없다를 뜻한다.


저자는 질식할 것 같은 현실에서도 어떻게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확립하고 자신의 존재마저 무로 환원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자기정체성을 추구해나가려는 젊은 안드레아의 몸부림을 프랑수아즈 사강을 닮은 섬세한 문체로 그려냈고, 이는 당시 침체된 스페인 문단에 신선한 충격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자유의 결핍과 검열, 편견과 오만, 소통의 부재 등이 팽배한 야만적 사회상을 또렷하고 완벽하게 재현해낸’ 이 소설을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카르멘 라포렛은 무기력과 무질서로 점철된 도시 속 불안한 인간의 운명, 소통 불가능성, 인간관계에서 수반되는 갖가지 형태의 폭력을 긴장감 있게 다루며 이 소설을 실존소설이자 공포소설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독자는 공포소설과 실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소설 속에서 현실과 허구,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할 수 없게 된 난파된 사회의 민낯을 만나게 되며, 이 소설이 스페인 내전에 관한 소설이 아니라 인간과 세상의 본질을 밝힌 위대한 고전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저자 카르멘 라포렛이 “혼란스러운 운명에 처한 인물들 속에서 주인공 안드레아는 끝없이 진실에 대한 신념과 조화로운 삶,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굳건한 삶의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출간 후 6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은 소설 아무것도 없다는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명작 소설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S-OIL 샤힌 프로젝트 현장, 비계 발판 붕괴… 근로자 다수 부상 [뉴스21일간=김태인 ]2025년 11월 19일 오후 5시경,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근로자들의 휴게를 위한 컨테이너 사이에 설치된 2m 높이의 비계 다리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이 사고로 총 7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었습니다.사고가 발생한 샤힌 프로젝트...
  2. 제1회 태욱가요제 11월 23일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태욱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25년 11월23일(일)오후3시30분, 부산 남구 용소로 78에 위치한 부산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회 태욱가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장락, 정유나, 유명민, 홍다영 등 다수의 초대 가수가 무대에 오르며, 진성경아, 안진용, 김미경, 박윤창, 아랑고고장구 부산진구팀 등 다양한 장르...
  3. 통일 미래세대의 비전을 키우다: 우정초등학교, '평화통일 퀴즈대회' 성황리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민족통일 울산시협의회(회장 이정민)는 2025년 11월 14일(금) 오전 10시, 울산 우정초등학교 승죽관에서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퀴즈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미래 통일 주역인 학생들에게 올바른 통일관과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는 이정민 회장과 이학박사 박성배...
  4. 제63주년 소방의 날 기념,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 소방청장상 수상 일산새마을금고[뉴스21일간=임정훈]2025년 11월 14일 (금) 울산동부소방서에서 제63주년 소방의 날을 기념하여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님이 소방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 소방청장상 ]을 수상하였습니다.이날 표창 전달은 울산동부소방서 우충길서장님이 대리 집행하였습니다.일산새마을금고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
  5. 동구,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아동학대 예방 주간(11.19~11.23)을 기념해, 11월 14일 오후 2시 30분부터 방어동 화암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 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홍보 캠페인을 했다.    이날 캠페인은 동구아동위원협의회, 울산동부경찰서, 아동보호전문기관, 동구 아동보호팀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 캠페인으로, 20여...
  6.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 번덕경로당 어르신 식사 대접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회장 김행자) 회원들은 11월 14일 오전 12시, 번덕경로당을 방문하여 관내 독거 어르신 40여 명을 대상으로 따뜻한 점심 식사와 간식을 대접하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는 매년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나눔 봉사뿐 아니...
  7. 남목 도시재생 축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성료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11월 14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미포1길 일원에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올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미포1길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역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약 250m 구간의 미포1길 일대를 차량 통제해 주민들이 자유...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