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키르기스스탄서 강제결혼을 위해 납치됐던 여성이 피살된 사건하며, 이에 분노한 국민들이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8일(현지시각) BBC방송,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비슈케크의 내무부 청사 앞에서는 시민 500명이 피살된 여성 아이자다 카나트베코바(27)씨의 사망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아이자다의 죽음에 누가 대답할 것이냐” “여성 혐오 살인을 멈춰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나갔다.
카나트베코바는 지난 5일 남성 3명에 의해 강제로 차에 태워져 납치됐다. 경찰은 보안 카메라에 찍힌 납치 장면을 확인했지만, 차량 추적에는 실패했다.
이후 이틀 뒤인 7일 비슈케크 교외 지역에 있는 들판에서 버려진 카나트베코바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녀의 시신 곁에는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의 시신도 함께 있었다. 경찰은 용의자가 흉기로 자해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나트베코바의 가족들은 숨진 납치범을 안다면서, 그에게 카나트베코바를 괴롭히지 말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 중 한 명이 강제 결혼을 위해 카나트베코바를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경찰은 공범 1명을 체포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결혼을 위해 여성을 납치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의 결혼 5건 중 1건은 이 같은 여성 납치로 일어난다.
한편, 카나트베코바의 사망에 분노한 국민들은 키르기스스탄 내무부 앞에 모여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격해지자 대통령이 카나트베코바의 죽음을 비극이라 말하며 범인들을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 소련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에서는 결혼을 위해 여성을 강제로 납치하는 일이 아직도 빈번하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대개 젊은 여성이나 소녀를 납치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강요를 해 ‘결혼 동의서’를 여성이 작성하게 만드는 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