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인은 많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정치인이 그리 많지 않는 점이다. 자리를 탐하거나, 이권 개입과 함께 뇌물을 수수하고 또 허장성세를 부리는 등 이른바 '추한' 정치인이 적지 않다. 사욕(私慾)에 눈이 먼 탓이다.올 장마가 끝나가면서 대선정국이 본격화되고 있다. 합당이니 정책연합이니 하는 말들로 이미 '군불때기'를 넘어 자신들의 잇속에 따라 패거리 이합집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야 유력정당의 후보군에 줄을 서고, 죽기살기로 상대 후보를 물고 늘어진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당연한 책임과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신의 사욕이 최우선한다.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고 했는데, 최근 각종 비리의혹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고전중이다.최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각종 비리의혹이 일파만파다. 핵심은 단연 부동산 관련 의혹들이다. '도곡동 땅'논란, 처남 김재정 씨가 매매한 전국 47곳의 부동산에 대한 실소유주 논란, 은평 뉴타운 대박 의혹, 서초동 법조타운 고도제한 완화과정에서의 시장 권한 남용 의혹 등이 거의 매일 터져 나오면서 지지율도 덩달아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명박 캠프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앞서 터진 BBK 의혹, 주가조작 의혹 등과는 파급력이 다르다. 국민정서의 역린이나 다름없는 부동산 문제가 걸렸기 때문. 이 전 시장의 처남 김재정 씨, 김 씨와 이 전 시장의 큰형 상은 씨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 '다스'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근혜 캠프의 곽성문 의원이 터뜨린 '차명재산 8000억원'설과 맞닿는 부분이기 때문이다.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는 이 후보의 각종 비리와 관련해 모교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본인과 가족들의 재산 문제 등이 수 없는 의혹으로 점철되어 있고, 이 후보 본인이 주장한대로 BBK사건에서 투기 자본에 사기를 당했다면 이런 인물이 집권하면 국가경영이 엉망 될 것"이라며 이 후보의 도덕성을 맹비난했다. 이 때문에 이 후보는 결국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모교수의 주장이다.재산형성 과정의 의혹투성이로 점철된 이 후보와 함께 한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변신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바로 최근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보여준 전여옥 의원의 경우다. 전 의원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 이회창.박근혜 씨를 비판하고 햇볕정책 지지 소신을 밝힌 바 있다. 2002년 대선 때는 정몽준 후보의 '국민승리21'당무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한나라당 입당 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퍼부었다. 그는 당시 박근혜 대표의 신임을 받아 대변인.최고위원까지 올랐다. '박근혜의 분신' 소리까지 들었다.그런 전 의원이 최근 이명박.박근혜 진영 간 '전쟁'이 본격화되는 와중에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박 후보 비판자들을 '뺑덕어미'로 몰아쳤던 그는 이제 이 후보야말로 '대한민국 신화를 활활 타오르게 할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워낙 이합집산과 변신이 일상화된 정치판이라 그 정도의 정치적 변신을 놓고 유.무죄를 논하기엔 다소 이른감도 있다. 전 의원의 변신이 과연 여기서 끝날지, 그 종착역은 어디가 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이와 관련해 시민단체의 한 간부는 "아무리 정치판에 '후안무치'(厚顔無恥)와 '적반하장'(賊反荷杖)이 판을 친다 하더라도 이들의 경우는 정치 도의상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며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이듯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사람들이 어떻게 국가를 대표하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국가를 살리고 정치를 바르게 하기 위해서 이제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정치를 제대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누가 국민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거머리 정치인'인지, 누가 국민과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참 정치인'인지 가려내서 심판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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