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박선원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임명했다.
박 신임 기조실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1982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1985년 광주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 배후로 지목돼 수감생활을 하는 등 학생운동을 했다. 연세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영국 유학을 떠나 2000년 워릭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실장은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분과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후 참여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기획실 행정관을 거쳐 2006년~2008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다.
2007년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에도 참여하는 등 대북문제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박 실장은 2017년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선대위 안보상황단 부단장을 맡는 등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그룹 핵심 인사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내정, 서훈 국가안보실장 임명 등 안보라인 개편 과정에서 대북 정책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 신임 기조실장은 학계·정부·민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대북 및 국제정치 전문가다. 이론과 실무경험은 물론 개혁성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내부 조직 쇄신을 통해 국정원 개혁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정원 2차장에는 박정현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3차장에는 김선희 국정원 정보교육원장을 임명했다.
강 대변인은 박 신임 2차장에 대해 "외사방첩·테러정보·보안정책 등 주요 업무를 두루 거친 대테러·방첩 전문가"라며 "앞으로도 국정원 본연의 대테러·방첩 기능을 강화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신임 3차장에 대해선 "첨단기술 유출·사이버 위협 등 과학 분야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개편되는 제3차장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정원은 내부 조직도 개편했다. 1차장이 대북 업무와 해외 업무를 함께 관장하기로 했다. 그 동안 대북 업무는 2차장 소관이었다. 현 김상균 차장이 1차장 업무를 수행한다.
2차장은 대북 업무를 1차장에게 이관하는 대신, 3차장 소관이었던 방첩, 대테러, 보안, 대공, 산업기술 유출, 국제범죄, 방위산업 등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3차장은 과학정보활동 업무를 전담한다. 기존엔 1급 본부장이 맡았으나, 3차장이 전담하는 것을 격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