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이 흑인에게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않는다는 인종차별적 말과 함께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한인의 손녀가 한인과 흑인간 대결을 조장해선 안된다며 여론의 차분한 대응을 호소했다.
9일(현지시간) 피해자의 손녀(아이디 meadow)는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이 이번 일을 아시아계와 흑인의 대결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제발 모두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한인 노인에 대한 폭행 사건은 손녀가 폭행을 당한 할아버지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이후 알려졌다. 손녀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로스앤젤레스(LA)인근의 리알토 지역 버스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당했다”고 적었다.
이때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종차별 규탄 시위가 미국 전역을 휩쓸던 때라 인종차별을 반대한다는 흑인이 인종차별을 한 사건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손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트위터에 다시 글을 올린 뒤 “내가 인종 간 전쟁을 촉발했다는 주장으로 현재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한인과 흑인 간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계모도 흑인이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에도 동참했다며 “내가 어제 올린 글은 인종차별이 곳곳에 있다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전날 올린 트위터 글과 할아버지 사진도 삭제했다.
'한흑 대결을 조장하지 말라'는 손녀의 글 아래에는 "키보드 뒤에 숨어 아시아계와 흑인간 긴장을 조성하려는 사람이 있다", "이 사건으로 적대감을 조장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사과한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한편 중국 네티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차별받는 아시아인들을 포함해 모두의 인종 평등을 위해 중국,한국,일본이 연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