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2조3000억여원에 푸르덴셜생명보험 지분 100%를 인수한다. 2018년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빼앗겼던 금융그룹 1등을 다시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자로 KB금융을 선정했다. KB금융과 미국 푸르덴셜생명은 최종 세부사항을 조율한 뒤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인수를 확정할 계획이다.
푸르덴셜생명 매매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본협상, 본계약 등 과정을 밟는 보통의 인수·합병(M&A)과 달리 당사자간 협의를 거쳐 곧바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치러진 본입찰에는 KB금융과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2조원대를 제시한 곳은 KB금융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회장은 평소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보험 수요는 여전히 있고 괜찮은 비즈니스"라고 말하기도 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기준 자산 21조794억원에 자기자본 2조9135억원, 순이익 1408억원을 기록한 중견 보험사다. KB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9조8294억원으로 푸르덴셜을 더하면 자산규모가 30조원대로 대폭 뛰고 업계 순위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함으로서 '리딩 금융사'의 지위를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신한금융에 내줬던 순이익 기준 1등 자리도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B금융그룹 순이익은 3조3118억원으로 신한금융 3조4035억원에 간발의 차이로 밀렸다. 단순 합산으로 푸르덴셜생명을 더하면 KB금융그룹 순이익은 3조4500억원대로 불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