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 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감독을 향해 연봉을 자진 삭감하라는 베트남 언론의 행태를 보면 떠오르는 속담이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은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축구팀들이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며 "박 감독도 스스로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코로나로 인해 정상적으로 스포츠 산업이 돌아가지 않으며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선수들과 코치는 자발적인 임금 삭감으로 어려움을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매체가 박 감독의 '자진' 삭감을 주장하는 건 이유가 있다. 박 감독은 다른 대표팀 감독과 달리 연봉을 베트남축구협회(VFF)가 아닌 베트남의 한 대기업으로부터 받고 있기 때문에, 양측의 협의가 아니면 연봉을 삭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베트남 축구협회(VFF)가 지난 1일 코로나19로 박 감독의 연봉을 삭감하는 일은 없다고 밝힌 이유기이도 하다.
코로나19와 관려해 박 감독도 아무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최근 그는 코로나19 방역 및 치료에 써달라며 베트남 정부에 5000달러(약 600만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매체는 “박 감독의 기부는 좋았지만, 당장 일이 없으니 박 감독은 더 낮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국축구협회(FAT)가 코로나19 여파로 임직원을 포함해 니시노 아키라(일본) 감독의 급여를 삭감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태국 니시노 감독은 연봉을 깎아 태국 대표팀에 도움을 줬다. 우리 감독도 일본 동료 감독을 따라 해야 한다."며 "제 2의 고향인 베트남을 위해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더 많은 걸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 구단과 선수들은 연봉을 깎는데 감독만 다 받는 것은 이상하다"며 "일이 없으니 박 감독도 더 낮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