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천문` 포스터/영화진흥위원회]‘천문: 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는 조선시대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세종(한석규)와 관노 출신 천재 과학자 장영실(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 팩션(Faction-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이야기) 사극 영화다.
영화는 세종실록에 실린 “대호군 장영실이 안여 만드는 것을 감독하였는데, 튼튼하지 못하여 부러지고 허물어졌으므로 의금부에 내려 국문하게 하였다”는 부분과 그 후 어디에서도 장영실의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 상상력이 시작됐다. 제작진은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나름대로 상상해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와 감정을 영화로 풀어냈다.
감독은 세종과 장영실을 풍성한 감정을 갖고 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캐릭터로 해석했다. 두 인물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뿐 아니라, 일상에서 볼 법한 솔직한 면모를 그리는 데 공을 들였다. 의외의 지점에서 웃음이 터지고, 생각지 못한 애절한 순간을 여러 번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정치와 외교부터 코미디와 멜로까지 다양한 장르가 상영시간 132분 안에 모두 담겼다.
'천문'은 다양한 업적을 세운 천재적인 왕 세종과 그가 첫눈에 알아본 천재과학자 장영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데, 한석규와 최민식 두 배우의 협연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기 경력을 합치면 60년이 넘는 대배우의 존재감은 영화 내내 대단하다. 인물의 표정과 말투, 몸짓이 시시각각 역동적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다.
배우들의 연기를 영화의 이야기에 녹여낸 감독의 연출력도 큰 지분을 차지한다. 허진호 감독 특유의 멜로 감성은 조선시대 두 남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배우 김홍파, 허준호, 김원해 등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들의 열연도 영화를 단단하게 받친다. 특히 영의정 역할을 맡은 배우 신구는 사실상 세 번째 주인공이다. 줄곧 나른한 표정과 말투를 유지하다가 가끔씩 보여주는 섬뜩한 눈빛 연기는 관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천문'은 오는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