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V리그에 도입된 새 공인구가 선수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선수들이 새 공인구에 완벽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국제대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 시즌 반발력이 상향 조정된 공인구를 새로 도입했다. 그동안 국산 브랜드 스타 제품을 사용했으나 올해는 제조 공법에 변화를 줘 일본 브랜드 미카사 수준으로 반발력을 끌어올렸다.
구단들은 지난 8월부터 새 공인구로 연습하며 시즌을 준비해왔지만 연습과 실전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수비하는 과정에서 공이 예상보다 더 튀어나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 레프트 곽승석은 “탄성이 예전 공보다 큰 것 같다”며 “감이라는 게 있다. 공을 받았을 때 내 감으로 ‘이 정도면 됐다’ 싶은데 공이 계속 넘어간다. 공을 컨트롤하는 게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공인구의 반발력 변화는 경기 흐름과 선수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반발력이 하향 조정된 공인구를 사용한 프로야구에선 홈런 수가 눈에 띄게 급감하는 ‘투고타저’ 경향이 두드러졌다. 내야 수비 시 타구의 바운드가 미세하게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배구의 경우 특히 리시브 상황에서 선수들이 체감하는 변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선 리시브효율이 47.17%였지만 올해 1라운드에선 40.58%로 감소했다.
일부 선수들은 공인구 적응을 위해 밤 늦도록 체육관의 불을 밝히며 연습량을 늘리고 있다. 곽승석은 “공에 대한 적응이 되어있지 않다보니 연습할 때부터 (공 컨트롤이) 안되는 게 너무 많더라”며 “정지석과 함께 야간훈련을 하고 있다. 공을 많이 받아보니까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 컨트롤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공인구에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