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49) 감독의 ‘눈물’과 한국의 ‘이무기 전설’이 흥행 폭풍을 만들어 냈다.1일 개봉된 SF 액션 블록버스터 ‘디-워’가 개봉 나흘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상반기 내내 흥행 부진 및 투자 위축으로 암운이 드리워졌던 한국 영화계에 ‘반전’의 계기를 제공했다.5일 ‘디-워’ 배급사인 쇼박스㈜미디어플렉스에 따르면 ‘디-워’는 4일 하루 동안 전국 690개 스크린에서 79만2195명의 관객을 동원, 이날까지 누적 관객 220만8920명을 기록했다. 쇼박스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개봉 첫 주에만 거의 300만 관객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감나는 특수효과와 스펙터클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연일 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디-워’의 이 같은 흥행 돌풍은 무엇보다 심형래 감독의 ‘인간 승리’에서 시작된다. 특히 ‘영구와 땡칠이’의 영구로 시작해 수백 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감독이 되기까지를 기록한 영화 에필로그에서 ‘용가리’ 이후 신지식인과 사기꾼이라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평가를 받으며 한 우물을 파온 심 감독의 절절한 호소가 네티즌 및 관객을 맹렬히 흡입하는 상황이다.둘째로는 (주)영구아트의 국내 기술로 작업을 해 온 점, 다음달 15일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미국 1700여 개 스크린에서 개봉되는 점, 선한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용이 돼 승천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민요 ‘아리랑’ 등 한국적인 정서가 관객의 민족주의와 애국심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회사원 전진형(35)씨는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일단은 밀어줘야 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만간 친구와 관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베일에 싸여 있던 ‘디-워’ 공개 후 언론과 평단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CG의 기술력과 특수·시각 효과는 훌륭하지만 스토리·드라마가 부실하다”였다. 하지만 네티즌과 관객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4일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 관객 평점 결과 스토리 부문에서 외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트랜스포머’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전체 평점도 8.76(10점 만점)으로 ‘트랜스포머’의 8.61을 앞질렀다.한편 ‘후회하지 않아’ 등으로 유명한 독립영화계 이송희일 감독이 4일 개인 블로그에 ‘디-워’와 심형래 감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이송희일 감독은 “‘디-워’는 19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며 “영화는 영화이지 애국의 프로파간다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디워’를 응원하는 네티즌에 대해 ‘애국애족 벌거숭이 꼬마들’이라며 비난함으로써 각종 포털과 게시판에는 날선 비난과 열띤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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