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 신들린 연기 전세계 기립 박수...동양계 여배우로 사상 두 번째 영예
'팔색조' 전도연(34)이 마침내 해냈다.27일 오후 7시30분 (현지시간)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 무대에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건네는 순간 전세계에서 모인 영화인들과 취재진, 관객들은 힘찬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이창동 감독의 '밀양(SecretSunshine)'에서 남편과 아들, 모든 것을 상실한 여인으로 분해 신들린 듯한 연기를 펼친 전도연은 이로써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20년만에 한국 여배우의 저력을 세계 영화계에 과시하는 쾌거를 이뤘다.동양계 여배우로는 2004년 홍콩배우 장만옥 이후 두번째다. 황금색 드레스로 성장한 전도연은 "초청받은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살아있는게 감동이고 축복임을 느낀다"라며 "이 영광을 감독님과 송강호씨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베니스 강수연 이후 20년만에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 예측은 지난 24일 공식 시사회가 열린 뒤부터 수면 위로 급속도로 떠올랐다.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한 22편의 영화 가운데 시사회가 속속 열리며 '밀양'의 전도연, 터키의 파티 아킨 감독이 연출한 '천국의 언저리'의 누르셀코세,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 연출작 '4개월, 3주 그리고 이틀'의 루미니타 게오주, 러시아 알렉산드로 소쿠로프 감독의 '알렉산드라' 주연을 맡은 중견배우 갈리나 비슈네브스카야가 유력한 여우주연상후보로 치열한 각축전에 돌입했다.하지만 무료일간지 메트로 파리가 "전도연의 여우주연상은 가까이 다가왔다"는 리뷰를 실으며 분위기가 점차 전도연 쪽으로 쏠렸다. 이어 폐막식 전날인 26일 미국뉴욕타임스가 "고통받은 온순한 영혼을 표현한 전도연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이 같은 명연기가 그녀를 올해 칸영화제를 빛낸 격렬하고 두려움 없는 여배우 가운데 하나로 만들었다"며 수상에 방점을 찍는 기사를 게재했다.전도연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그동안 박찬욱,김기덕,이창동,임권택 등 거장과 작가주의 감독들만이 실력을 인정받았던 것에서 탈피, 한국배우의 역량이 세계무대에서 '공인'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스크린쿼터 축소와 투자위축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한국영화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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