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하 기념일) 제정과정이 관련 지역의 이의제기로 인해 최종적인 법적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지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4년간의 논란과 갈등 속에서도 기념일 제정을 이루지 못하고 국민들께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린 점에 대하여 큰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매우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기념일 제정이 계기가 되어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이 전국화, 세계화되기를 바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현 상황에 대한 우리 단체의 입장을 가감 없이 밝혀드립니다.
우리는 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의 선양사업이 기념일과 관련된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어서 진행되는 것에 절대 반대합니다.
이는 기념일 제정의 취지와도 맞지 않고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 세계화의 목표에도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히려 기념일 제정이 관련된 여러 지역의 선양사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 단체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열과 성을 다하여 노력할 것을 천명합니다.
우리는 문체부에서 책임적으로 진행한 이번 기념일 제정 추진 과정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지난 14년간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기념일 제정 과정을 지켜본 모든 분들의 공통된 의견일 것입니다. 이번 과정마저 결과를 만들지 못하고 좌절된다면 앞으로 기념일 제정은 다시는 꿈꿀 수 없는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설혹 어떤 식으로 다시 기념일이 제정된다 하더라도 지역 간의 갈등, 단체 간의 대립,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기념일의 조속한 제정을 바라는 유족들의 애타는 심정과 국민들의 간절한 기대가 이번에는 외면 받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기념일 선정과정에서부터 최종 결정을 앞둔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공청회에 참여한 지역들의 노력보다도 유족들의 애타는 심정과 국민들의 간절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천도교 교단을 위시하여 여러 지역, 관련단체들이 자기 의견을 내려놓고 대승적으로 참여하고 동의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문체부에서 진행해온 지금까지의 과정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멈춰지고 되돌려져야 되겠습니다.
그러나 과정에 문제가 없고 이의제기가 역사적 의미에 대한 판단이나 선양사업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부분에 대한 해결방안은 충분히 도모하면서 기념일 제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모든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념일 제정을 둘러싼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한 우리 단체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더불어 관련된 지역, 단체들 사이의 소통과 연대, 단합을 이루는 데 있어서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와 역할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항상 먼저 내려놓고 먼저 소통하고 먼저 돕는 자세로 노력할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하며 기념일 제정과 관련한 모든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을 극복하고 갑오선열들께 부끄럽지 않은 선양사업이 힘차게 시작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