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TV 의학 드라마 ‘하얀거탑’...의사·병원 현실감 있는 묘사
레지던트 의사는 미모의 여성들과 데이트하며 신붓감 고르기에 바쁘고 바람을 피우는 전문의들은 아내를 무시하기 일쑤다. 기존의 메디컬 드라마들이 주로 다뤘던 소재다. 말이 의학드라마지 병원과 의사라는 직업만 차용한 사실상의 애정물이나 다름없었다.이런 점에서 지난 주말 첫 방영된 MTV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은 참신하기 그지없다. 천재 의사 장준혁(김명민)이 심장 이식 수술을 하는 장면으로 드라마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초반부터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매우 힘든 수술을 지나치게 쉽게 처리한 면이 없지 않지만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이뿐 아니다. 대학병원 부교수인 장준혁이 그의 스승이자 외과과장인 정교수 이주완(이정길)과 벌이는 물밑 정치 작업도 흥미진진했다. 이른 시일내 외과과장이 되려는 장준혁과 이를 경계하는 이주완이 각각 탁월한 수술능력과 정교수라는 기득권을 내세워 대결하는 모양새가 제법 진중하게 다가왔다. 앞으로는 유학파 의사 노민국(차인표)이 등장, 장준혁과 최고 자리를 놓고 다툰다. 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김창완이 악역으로 변신한 것도 또 다른 볼거리다. ‘하얀거탑’ 첫회분은 1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하얀거탑’이 초심을 유지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사, 간호사 등 병원 구성원의 인간적인 모습도 조명해주길 기대한다. 이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멋지고 우아하게 비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3교대 근무를 하느라 머리를 제대로 감지 못하는 것은 예사고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해 언제 우정의 끈이 끊어질지 모르는, 한편으로는 가여운 존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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