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데뷔 무대에서 졸전 끝에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0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다크호스 칠레와 친선경기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7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은 무기력한 공격력과 엉성한 수비 조직의 불안감을 노출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5위로 한국(41위)보다 네 계단 낮고 남미 축구 중하위권인 칠레를 맞이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렇다할 골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작년 아시안컵 때부터 무려 506분의 골 가뭄에 시달렸다. 특히 다음달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첫 경기에 대비한 직전 평가전에서 여전히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지 못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대표팀은 정조국·염기훈이 투톱에 서고 이관우가 공격형 미드필더, 중원에 김남일, 좌우 날개로 김치우·조원희가 배치됐다. 스리백 라인은 조성환·조용형·곽태휘가 맡았다. 수문장은 6년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김병지가 맡았다.전반 45분 이관우가 프리킥을 찰 때까지 태극전사들은 단 한 차례 슈팅도 날리지 못했고 좌우 측면을 번번이 내주면서 칠레의 매서운 공세에 시달렸다.후반 박원재·황재원 등을 투입해 포백으로 바꾼 허정무호는 초반 김치우·염기훈이 잇따라 슈팅을 때리면서 좀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내 실점하고 말았다. 후반 9분 미드필드진에서 로빙 스루패스가 날라오자 수비수들이 허둥댔고 피에로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그나마 실점 이후 몇 차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쳐봤지만 역시 고질적인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허정무 감독은 후반 30분 박주영을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끝내 칠레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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