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심판의 편파판정에 분노한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이 카타르에 맹폭을 퍼부었다.김태훈(하나은행)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오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스카이홀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 풀리그 2차전에서 독일 심판의 공정한 판정 속에 카타르를 35-14, 무려 21점 차로 대파했다.지난 1일 노골적인 편파 판정에 휘말리며 쿠웨이트에 20-28로 분패했던 한국은 이로써 1승1패로 준우승 팀에게 주어지는 국제핸드볼연맹자체 예선 출전권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특히 편파 판정이 극심했던 지난해 말 도하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카타르에 28-40으로 지면서 대회 6연패의 꿈을 날려버렸던 한국은 당시 패배의 아픔을 말끔히 씻었다. 프랑크 레메와 베른트 울리히 두 독일심판이 경기 진행을 맡게 되자 한국 선수들은 자신감을 되찾았다.한국은 전반 7분부터 점수를 벌리기 시작했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백원철과 이태영이 5골을 폭발시켰고, 8-3이었던 전반 14분부터는 다시 5골을 몰아넣어 13-3까지 달아났다. 아시안게임에서 편파 판정 덕을 보며 한국을 이겼던 카타르는 한국 선수와 몸싸움을 벌여도 심판이 휘슬을 불어주지 않자 힘을 잃었다. 한국은 전반을 19-5, 14점 차로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골 퍼레이드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21점차로 대승을 거뒀다.이어진 경기에서 홈팀 일본은 쿠웨이트와 접전을 벌였으나 후반 결정적인 순간마다 카자흐스탄 출신 심판의 장난이 나오면서 29-27, 2점 차로 졌다.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국 쿠웨이트는 편파 판정의 덕을 톡톡히 보며 2승으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준우승은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6일 대회 마지막날 경기에서 가려질 전망이다.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핸드볼 편파 판정에 대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즉각 항의하는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진상조사를 요구키로 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KOC는 3일 핸드볼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벌어진 중동 심판의 편파 판정과 관련, 셰이크 아마드 알 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 및 하산 무스타파 국제핸드볼연맹(IHF) 회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KOC는 또 IOC에도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김정길 KOC 위원장은 이 서한에서 “한국의 남녀 핸드볼 팀이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에 이어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도 중동 심판의 편파 판정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아시아핸드볼연맹(AHF)이 한국과 쿠웨이트의 개막전에서 심판의 편파 판정이 없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이번 대회 AHF측 임원으로 나선 칼라프 알에네지(쿠웨이트)는 3일 “어느 팀이 경기에서 지면 항의를 하고 심판 판정을 문제 삼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한국-쿠웨이트전에서 편파 판정을 전혀 보지 못했고 심각하지 않았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심각하게 편파적인 판정이 나왔다면 내가 나서서 경기를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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