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 교장이 비정규직인 영양사를 불러 막말과 함께 사퇴를 강요했다는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교장에게 수모를 당한 영양사는 결국 사직했다.
김문수 시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2)과 장인홍 시의원(민주당 구로1)은 6일 오전 시의회에서 '교직원 사직하게 한 갑질 막말 녹취록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두 의원은 2013년 2월19일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 교장 A씨가 같은 재단의 사립고등학교 영양사 B씨를 불러 막말을 하며 사직을 강요했다고 폭로한 뒤 일부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주제 파악하시고 쓰시라고", "교장이 하라면 하는 거지 네가 뭔데", "너가 나한테 월사금(수업료) 냈냐고", "주둥아리 안 다물어", "한 번만 더 얘기하면 물건 진짜 던진다", "영양사가 약자라서 이러시면 안 된다는 거지" 등의 음성이 담겼다.
김 의원은 "당시 동료 교직원에 의하면 W모 S여중 교장이 여고 영양사를 불러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며 "그러나 여중의 교육프로그램을 여고 영양사가 하는 것은 맞지 않고 교사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의원은 "여고 영양사가 여중 교장의 교육프로그램 지시를 거절했다고 사직을 강요하는 행위는 부당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족벌관계자들이 지휘 체계를 넘나들며 학교운영을 어지럽히고 누구에게나 갑질을 하는 대표적인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에서 해당 학원의 종합감사를 진행했으나 이번에 공개된 녹음파일과 같이 중요한 부당노동행위 및 갑질, 막말 등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교육청에 고발과 임원취소 등을 요구했다.
교육청 감사 결과에 따르면 S학원 소속 S여고는 총 8건의 지적사항에 교장의 정직을 포함한 11명의 신분상 조치 처분을, S관광고는 총 21건의 지적사항에 31명에게 신분상조치 처분 요구가 내려졌다. 이 법인은 필기성적이 낮은 학교장의 조카에 대해 면접과 수업실연 점수를 높게 줘 정교사로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