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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2학년 2반 이혜경 엄마 시집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 출간
  • 조병초
  • 등록 2017-08-22 10: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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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가 애끓는 모성애로 낳은 시집



굿플러스북(대표 이재교)이 단원고 2학년 2반 이혜경 엄마 시집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를 출간했다. 


엄마와 아빠는 혜경이를 ‘긍이’라고 불렀다. 첫딸인 ‘띵이’와 네 식구가 참 이쁘게 살았다고 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었던 혜경이는 막내답게 애교도 많이 부렸지만, 속도 깊은 아이였다. 엄마의 잔주름을 없애주겠다는 계획도 세웠고 착한 아빠를 닮아 투정 한번 부리지 않는 착한 딸이었다. 언니에게도 의좋은 자매로 동생으로서 몫을 다했다고 했다. 그런 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대한민국의 적폐를 한꺼번에 보여준 엄청난 참사였던 세월호에서 혜경이는 열여덟 꽃다운 나이로 가족의 품을 떠났다. 


창자가 끊어질 듯한 아픔, 애끊는 부모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했다. 팽목항에서 광화문에서 다른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진상규명을 위해 싸웠지만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코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혜경이를 위해 싸워야 했다. 그게 황망하게 세상을 등진 아이에 대한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아이가 떠난 지 1년 반이 되면서 혜경이 엄마 유인애 씨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입혔던 배냇저고리를 꺼냈다. 젖내 나는 아이의 체취를 맡으며 아이를 위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써온 시가 120편, 그리고 삼년상을 치른 올해 8월 시집을 펴냈다. 


세월호로 희생된 단원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짧은 생애를 담은 12권짜리 ‘416단원고약전’을 펴낸 굿플러스북에서 펴낸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는 세월호 희생자 엄마가 처음으로 펴낸 시집이다. 모든 시를 애끊는 모정으로 썼지만, 그 중 심사숙고해 고른 64편을 실었다. 


이해인 수녀는 추천글을 통해 “딸을 잃은 슬픔과 딸을 향한 그리움이 그대로 시의 꽃 피어난 시집에 감동의 말을 전하며 깊은 슬픔 속에 숙성되고 발효된 언어들은 눈물겨운 공감의 언어로 읽는 이의 마음을 적시고, 마음껏 슬퍼함으로써 조금씩 치유될 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고 밝혔다. 


4.3항쟁을 담은 서사시 ‘한라산’을 쓴 이산하 시인도 해설로 이번 시집에 마음을 모았다. “시집을 펼치자 내 피가 하늘로 올라간다”고 처음 시를 본 느낌을 전한 이 시인은 해설에서 시집의 시편들을 ‘펜으로 쓴 뜨개질’이라며 ‘상처받아 뾰족했던 아이들의 영혼이 엄마의 손끝에서 둥근 무지개처럼 떠오른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엄마 유인애 씨가 피눈물로 쓴 이 시집에서는 칼로 천천히 살점을 도려내고 천천히 뼈를 긁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는 한번 죽지만 엄마는 수백 번 죽는다’며 한 편 한 편 시를 쓰며 고통을 견뎠을 엄마 유인애 씨의 심정을 짐작했다. 


그리고 시인은 세상을 직시해야 할 이유를 해설의 마지막에 이렇게 밝혔다. ‘진실은 침몰했고 살 한 점, 뼈 한 조각 만져본 게 전부였다. 대통령은 탄핵되었지만, 세월호는 탄핵되지 않았다. 세상은 잠시 바뀌었지만, 엄마들의 세상은 잠시도 바뀌지 않았다. 하물며 아이들의 영혼은 어떠하랴. 이게 현실이다. 세상은 강자가 약해져서 바뀌는 게 아니라 약자가 강해져야 바뀐다. 하늘로 올라가는 피를 자세히 보니 그것은 내 피가 아니라 이 시집의 시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시집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는 시대의 상처를 치유하는 어머니의 약손 같은 시집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를 타고 먼 여행을 떠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혜경이의 엄마로 쓰고 또 쓸 것이다’라는 다짐처럼, 혜경이 엄마는 폭풍 같은 두 계절을 보내고 온 몸을 물들이며 안주하게 된 나무 같은 시집 ‘너에게 그리움을 보낸다’를 통해 유인애 시인으로 거듭났다. 


저자 유인애 / 굿플럭스북 / 1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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