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여배우를 촬영장에서 폭행하고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2일 <동아일보>는 2013년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영화 <뫼비우스>의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배우 A씨가 김 감독에게 뺨을 맞는 등의 폭행을 당하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을 강요당했다며 김 감독을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A씨는 영화 출연을 포기했고, A씨의 역할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다른 배우가 1인 2역을 맡게 됐다. A씨는 영화 하차 이후 법적 대응을 검토했으나, 영화계에서의 불이익을 걱정해 직접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로도 정신적 상처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올해 초 전국영화산업노조와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 측은 "뺨을 때린 것은 맞지만 폭행 장면 연기 지도를 위한 것이다. 시나리오에 없는 베드신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해명해 A씨와 김기덕 감독의 공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지방검찰청은 당초 형사6부에 배당됐던 이 사건을 조사과로 내려보냈으며, 현재 고소장을 분석 중이라고 알렸다. 아직 고소인이나 피고소인에 대한 소환을 이뤄지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피의사실 공표 문제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김기덕 감독은 한국 감독으로는 최초로 세계 3대 국제 영화제인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 모두 초청받았다. 2004년 영화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빈집>으로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과 감독상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엄태웅 주연의 영화 <포크레인>이 개봉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