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여고에서 발생한 체육교사의 성추행 사건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성추행을 저지른 교사 수와 피해 학생 수가 더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박모(51) 교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은 학생은 1학년생 20여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7일 경찰이 2~3학년 전원(340명)을 상대로 추가 피해 조사를 한 결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학생이 추가로 나왔다.
사건은 지난달 1일 학부모 20여명이 부안교육지원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체육교사이자 1학년 담임인 박씨가 올해 초부터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전북경찰청은 지난달 21일 피해 학생들을 만나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1학년생 1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 수십 여명이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박씨가 무릎에 앉힌 후 안마시키기, 수행평가를 이용한 협박, 각종 기념일의 선물 강요, 슬리퍼로 따귀 때리기, 욕설, 조폭 출신이라는 자기 과시 등의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한 피해학생은 “박모 교사가 치마를 올려서 (허벅지에) ‘사랑해’라고 썼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학생 진술 중 약 25건 가량을 성추행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동료 교사들의 방관과 동조, 교사 2~3명의 추가 성추행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이 학교 졸업생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 경험을 알렸다. 졸업생들은 ‘수업 중 허리를 껴안았다’, ‘스승의 날에 선물을 강요했다’ 등의 내용을 증언했다.
학교 측은 지난달 30일 사죄식을 준비했다가 취재진이 몰려들자 행사를 취소했다. 행사에서는 교장과 교사 박씨가 무릎을 꿇고 사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박씨는 사표를 냈고 지난 7일 구속됐다.
전북도교육청은 감사팀을 꾸려 부안여고 감사를 시작했다. 결과에 따라 학교, 교사, 학교법인에 추가 제재를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내년부터 부안여고 학년당 학급 수를 7개에서 4개로 줄여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