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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모두 대규모 도심 시위를 예고
  • 이송갑
  • 등록 2017-02-27 11: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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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장의 집회 갈수록 과격



서울 한복판을 갈라놓는 광장의 집회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주말에 이어 오는 3·1절에도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모두 대규모 도심 시위를 예고했다. 특히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청와대 방면 행진을 경찰에 먼저 신고해 광화문광장에서 모이는 촛불집회 측과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서울 태평로에서 덕수궁 대한문을 지나 시청 앞 서울광장까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도시를 가득 메웠다. 이들의 목소리는 청계광장쯤에서 희미해진다. 여기부터는 확성기를 통해 “즉각 탄핵, 특검 연장”이라는 구호가 더 선명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주말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는 두 개의 섬이 공존했다. 경찰의 질서 유지 방식도 달라졌다.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의 경계인 청계광장에 서서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대편에게 자극이 되지 않게 피켓을 반으로 접어 달라”고 부탁하는 식이다. 한 경찰관은 탄핵 찬성 피켓을 든 한 여성에게 “이대로 저쪽(서울광장)에 가면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조금만 이해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여성은 피켓을 접어 가방에 집어넣었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변론일이 다가오면서 집회는 더 거칠어졌다. 2L짜리 물통에 가득 담긴 인화성 물질, 혈서(血書), 집단 폭행 등 그동안의 집회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물건과 수단이 나타났다. 오후 3시30분쯤 서울광장에서는 ‘이게 나라냐, 국정 농단 척결하자’라고 적힌 전단을 뿌리던 양모(68)씨가 주변에 있던 참가자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촛불집회에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난입해 “북한으로 가버려”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태극기집회에 촛불집회 참가자가 ‘박근혜 아웃’ 피켓을 들고 나타나 크고 작은 몸싸움이 수시로 벌어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쯤 대한문 인근에서 2L짜리 인화성 물질 두 통을 소지한 이모(68)씨를 입건했다. 목격자들은 이씨가 “빨갱이를 잡기 위해 할복 자살 하러 왔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광화문에선 전국농민회총연맹이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는 내용의 혈서를 썼다.


광장의 갈등은 일상에도 침투하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18일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 “김정은을 구속해야 되느냐, 아니냐” 물으며 승객 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3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그를 쳐다본 시민에게 시비를 걸었다.


촛불집회에 여러 번 참석해왔다는 최모(60)씨는 “또래 친구들이 요즘 들어 일명 ‘가짜 뉴스’를 더 자주 보내기 시작했다. 하루에 두세 번도 넘게 보낸다. 그냥 말을 안 섞는 게 최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가 보여준 스마트폰 대화창에는 ‘문재인 비자금 폭로 기자회견’ ‘고영태와 비밀 장소에서 만난 검찰’ 등 출처가 불분명한 뉴스들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맞불집회의 돈줄이 최순실이다’라는 발언을 했던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탄기국 회원 5433명에게 50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26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지난달 7일 촛불집회에서 “박근혜는 내란사범”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정원(64) 스님의 49재 행사가 진행됐다. 탄기국은 같은 날 대구에서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27일엔 헌재 앞에서 양측의 기자회견이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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