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의 패배를 겪은지 몇 시간 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렌치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의 내 경력은 여기서 끝난다"라며 국민투표 부결을 위해 활동한 측이 "놀랍도록 명백한" 승리를 거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렌치 총리는 상원과 하원에 동등한 권한을 부여한 현재 현법을 수정해 상원의원 수를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이고 중앙 정부의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정치적 안정을 이룬다는 명분으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다.
또한 국민투표 부결 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몇 차례 내비쳤다.
렌치 총리는 내각 최종 회의가 끝난 후 사직서를 제출하기 위해 5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가장 가능성이 있는 시나라오로 렌치 행정부가 그의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자리를 대체하는 것을 들고 있다. 민주당은 2018년 봄 선거기 있기 전 까지 계속 집권당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렌치 총리 후임으로는 현재 재무장관을 맡고 있는 카를로 피에르 파도안 장관이나 피에트로 가라소 상원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내무부 전망에 따르면 포퓰리스트인 '파이브스타 무브먼트(Five Star Movement)'가 이끄는 부결 캠페인 측이 59.9%의 표를 이끌었다.
국민투표 반대파는 개헌안이 중앙 정부에 권한을 과도하게 집중해 견제와 균형원리가 훼손되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反) 이민과 포퓰리즘 성향을 내새운 파이브스타 무브먼트의 승리로 보여 이탈리아에서도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에 이어 반기성 체제와 포퓰리즘 도래를 예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국민투표에서는 약 70%의 유권자들이 투표해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