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탄핵 촛불의 분노, 여의도로 향한다
  • 정지연
  • 등록 2016-12-02 09:42:57

기사수정
  • 시민들 “정치권 못 믿겠다”




회사원 이상훈(38)씨는 1일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박 대통령 퇴진과 조기 대선 시기를 각각 내년 4월, 6월로 못박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에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여당이 탄핵론을 철회하면서 애초 즉각 퇴진 의지가 없는 정권의 검은 속내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씨는 “박 대통령 담화 이후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새누리당도 문제지만 국민적 저항을 등에 업고도 탄핵안을 밀어 부치지 못하는 야당의 무능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2일 예고됐던 박 대통령 탄핵안 의결이 물건너가면서 더 이상 정치권에 정국을 맡길 수 없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가 그간 대통령의 부정을 견제하기는커녕 사실상 공범 역할을 하거나 방조해 온 탓이다. 시민들은 직접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범죄 혐의자들을 조사하고 탄핵을 넘어 국민의 힘으로 정치개혁을 이뤄내기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성난 민심의 화살은 정치권으로 향하고 있다. 과거 정권 차원에서 자행된 부정부패 사건들의 단죄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반복된 만큼 국회는 탄핵 정국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는 논리다. 직장인 임모(53)씨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박 대통령의 조력자들은 박정희 시대부터 권력에 기생한 인물”이라며 “부정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끊으려면 다음 촛불집회부터 구호가 ‘부역자 처벌’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시국선언 자리에서 “지금껏 사회적 악영향을 알고도 정부에 조력한 연구자들 중 처벌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며 정치권뿐 아니라 학계 인사들의 사법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무능한 국회의원들에 실망한 시민들은 스스로 범죄 증거를 찾아내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친일인명사전’을 본뜬 ‘박근혜-최순실 부역자 인명사전’ 제작이 진행 중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물론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훼방 ,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민의를 거스른 정권 행보에 힘을 보탠 인물들과 이들의 구체적 비위 행위 정보를 모으는 식이다. 현재 인명사전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부터 게이트를 수사할 특별검사법안에 기권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세월호 참사 당시 국무총리였던 정홍원 전 총리 등의 정보가 올라와 있다.


아예 ‘만민공동회’같은 시민 조직체를 만들어 정치구조의 변혁을 이뤄내자는 여론도 확산 조짐이다. 지난달 인터넷에 첫 선을 보인 ‘박근혜게이트닷컴’에서는 박 대통령 퇴진 이후 시민사회의 역할을 놓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지난달 19일 4차 촛불집회부터 상시 국민투표와 대통령ㆍ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실시 등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시민평의회’가 열리고 있다. 5차 촛불집회에서는 광화문광장에 문화예술인들의 캠핑촌을 중심으로 시민토론회 공간이 마련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민들은 민주화 항쟁 이후에도 민주진영이 아닌 군부세력이 권력을 잡았던 1987년의 실패를 기억하고 있다”며 “단순히 대통령 하나를 쫓아내는 데 그친다면 언제든 정권 부패의 역사는 재연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경동 시인도 “박 대통령의 운명은 제도권 정치에 달렸지만 퇴진 가능성을 언급하게 만든 힘은 촛불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이 정치변혁 운동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개혁의 전제 조건이 박 대통령의 이른 퇴진인 만큼 당장 촛불항쟁의 구심점을 광화문에서 여의도로 옮겨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는 “탄핵안 카드가 소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투표권을 이용해 국회라는 대의민주주의 기구를 몰아 붙이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며 “낙선을 경고하는 등 의원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촛불집회로 상징되는 직접민주주의 활성화 노력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인사] 경찰청 ◇ 치안감 승진 예정▲ 경찰청 치안정보국 치안정보심의관 송영호 ▲ 〃 국제치안협력국장 직무대리 이재영 ▲ 〃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 신효섭 ▲ 서울특별시경찰청 경비부장 김병기
  2. 포천시 소흘도서관, 3월부터 ‘다독다독 독서퀴즈’ 운영 포천시립소흘도서관은 독서 생활화와 지역사회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오는 3월부터 어린이, 청소년·일반을 대상으로 대상으로 ‘다독다독 독서퀴즈’를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도서관 북큐레이션 코너에서 선정 도서를 읽고 퀴즈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 경험을 ‘이해와 사고’로 확장해 독서의 재미와 몰입...
  3. 속초시, 설 연휴 기간 아이돌봄서비스 정상 운영 속초시가 설 연휴 기간에도 아이돌봄서비스를 정상 운영하며 맞벌이 가정 등 양육공백을 줄이는 데 힘을 쏟는다.아이돌봄서비스는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직접 방문해 돌봄을 제공하는 제도다. 시는 설 연휴 기간인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돌봄서비스 운영을 유지한다.이번 연휴 기간에는...
  4. 청년스테이지ON 2026년 사업 설명회 개최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2월 12일 오후 7시 ‘2026년 청년스테이지ON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올 한해 지역 청년 문화예술인을 위한 지원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하였다.    이번 설명회에는 청년 예술인, 기획자, 문화예술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2026년 사업 방향, 지원 규모, 참여...
  5. 남목노인복지관, S-OIL과 함께하는 난방유지원사업 실시 남목노인복지관[뉴스21일간=임정훈]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 남목노인복지관(관장 황상선)은 2월 9일(월) ~ 2월 13일(금)까지 울산 동구 지역 에너지 취약계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S-OIL과 함께하는 난방유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사업은 S-OIL의 후원과 울산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를 통해 추진됐으...
  6. 동구 전하체육센터 유아놀이실 새단장 완료, 재개소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전하체육센터 내 유아놀이실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오는 2월 23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유아 놀이시설 새단장 사업은 전하체육센터 1층 시설 개선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동구는 특별조정교부금 14억 원을 들여, 예전 돌고래 역도단이 쓰던 공간을 재배치하고 이용객 편의를 위한 휴게...
  7. HD현대중공업 선행도장부, ‘찾아가는 안전 YOU 퀴즈’로 현장 안전의식 제고 조선사업부 선행도장부[뉴스21일간=임정훈]선행도장부(부서장 박상식)는 현장 중심의 소통형 안전활동 강화를 위해 ‘안전 텐션업 데이’ 활동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안전 YOU 퀴즈’를 실시하고 있다.이번 안전 퀴즈는 매주 수요일 오후 TBM(Tool Box Meeting) 참관 후 진행되며, 부서장과 운영과장(박민석 책임)이 함께 참석해 현장 근로자들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