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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선생님의 가방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 뉴스21
  • 등록 2003-03-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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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와카미 히로미 저/서은혜 역/청어람미디어/ 값 9,00
따끈하게 데운 청주 한잔이 마시고픈 소설이다. 역전 선술집. 안주의 취향뿐 아니라 타인과 거리를 두는 법도 닮아 있는 ′선생님′과 30대 후반의 여제자가 서로를 알아 본다. 고래 고기 한점에서 유도후로 안주가 바뀌고, 선술집에서 온천, 꽃놀이 등으로 시공간이 옮겨가는 동안 둘의 거리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허물어 내리고, 그렇게 기발한 취향도 자극적인 환상도 없이 담담히 써내려간 잔잔한 사랑 이야기는 늦가을 쓸쓸한 바람처럼, 여운이 깊다.
가장 ′일본스러운 작품′에 수여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수상작으로, 37세 늦깎이 나이로 등단하여 권위 있는 일본 문학상을 차례로 휩쓴 ′우화의 마술사′ 가와카미 히로미의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 그녀는 이 작품으로 일본 최대의 도서유통회사 도한(Tohan)이 유명 작가, 평론가, 예술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에서 ′2001년 가장 인상 깊은 책′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책 속으로 ]“그런 분별없는 소릴 하면 안 되죠.”
“분별 같은 거 전혀 없어요. 왜냐하면… 나… 선생님이 좋거든요.”
말하는 순간, 배 언저리가 확, 하고 뜨거워졌다. 실수였다. 어른이라면 다른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말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이튿날 아침 웃으며 인사를 나눌 수 없을지도 모를 말은, 무심결에도 입밖에 내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미 해 버렸다. 왜냐하면 나는 어른이 아니기 때문에. 선생님, 하고 부르면 천장 근처에서 가끔 쓰키코 상, 하는 소리가 들려 오는 일이 있다. 유도후에는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대구랑 쑥갓을 넣게 되었어요. 선생님, 언젠가 또 만납시다. 내가 말하면 천장의 선생님도 언젠가 꼭 만납시다, 하고 대답한다. 그런 밤이면 선생님의 가방을 열어 안을 들여다본다. 가방 안에는 텅 빈,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펼쳐져 있다. 그저 망망한 공간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이 책에 쏟아진 일본 언론의 찬사]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한 소설 <선생님의 가방>은 세대를 뛰어넘는 연상연하 커플의 순애보가 담담한 수채화처럼 묘사되어 긴 여운을 남긴다. …… 가볍게 날아오르는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쓸쓸하고, 가엾고, 애처로운 감정이 묻어난다. ― 아사히 신문
어떻게 되도 좋고, 어디에나 있을 것 같고, 담백하고, 게다가 볼품없이 초라한 연애. 하지만 이곳에서밖에 만날 수 없는, 오직 하나뿐인, 절박한, 감정. 늦가을 칼칼한 바람이 바스락, 소리와 함께 불어오듯이, 살아가는 일의 “쓸쓸함”이 행간으로부터 휑하니 불어온다. ― 마이니치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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