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에 이르는 시기 제주도 바다 속에는 자리돔들의 화려한 군무가 펼쳐진다. 몸길이 10~18cm 정도로 붕어만한 크기의 자리돔은 ‘돔’자 항렬을 쓰는 물고기 중 가장 작고 못생겼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더 할 수 없이 고마운 존재이다.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배고픈 시기 연안에 몰려든 자리돔은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며 단백질과 칼슘 공급원의 역할을 했다. 제주도 노인들 중 허리가 굽은 사람이 드문 것도 어릴 때부터 자리돔을 통해 칼슘을 많이 섭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