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0대 대통령인 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낸시 여사가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벨에어 자택에서 심부전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낸시 여사는 캘리포니아 시미 밸리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 있는 레이건 대통령 묘지 바로 옆에 안장될 계획이며 장례식에 앞서 일반인들의 조문이 허용될 예정이다.
1921년생인 낸시 여사는 배우 시절이었던 1951년 레이건 전 대통령을 만나 그 다음해 결혼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일 때 베트남전 참전군인 돕기 등의 대외 활동을 했다.
또 지난 1981년부터 1989년까지 퍼스트레이디로서 정치적 조언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 유명한 마약 퇴치 운동이었던 '아니라고 말하기(Just Say No)' 등의 사회 활동도 활발히 했다.
1981년 레이건 대통령이 총격을 당해 치료 받을 때 병실을 떠나지 않고 지켰고 퇴임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던 레이건 대통령에게 보여준 헌신적인 간호 역시 미국인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미국 언론들은 낸시 여사가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열정을 가진 영부인이라고 소개했다. 또 헌신적인 내조와 함께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 가운데 한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낸시 여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미 정치권 주요 인사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낸시 여사가 수백만의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가족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그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등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나라와 남편을 향한 그녀의 깊은 열정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애도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낸시 여사는 자애로운 퍼스트레이디이면서 자랑스러운 어머니, 남편에겐 헌신적인 부인"이었다면서 "그녀는 선의 유산을 남겼다"고 밝혔다.
레이건 대통령의 뒤를 이은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도 성명을 내고 "낸시 여사의 남편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헌신은 우리 나라에 대한 그녀의 헌신"이라고 밝히고 애도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낸시는 나의 영웅이었다"면서 "우리 모두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