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촛불문화제 왜 첫 거리시위로 이어졌나
  • 없음
  • 등록 2008-05-26 10:09:00

기사수정
그동안 평화적으로 이어져 온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24일 거리시위로 번진 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서울 시내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린 것은 이번이 17번째이지만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이날 행사는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여의도에서 집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 1만8천여명 중 일부가 합류했고, 전교조 교사도 전국교사대회를 끝내고 참가했으며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종교인 모임인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도 100일 순례를 마치고 동참했다. 참가자 계층 못지 않게 행사 주제도 다양해 졸속 협상 논란을 비롯한 미 쇠고기 수입문제부터 공공부문 민영화 방침, 중등교육자율화 조치,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 등 현 정부의 정책을 규탄하는 종합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리라고는 경찰조차 예상치 못했다. 평범한 촛불 문화제로 끝날 것처럼 보였던 오후 9시께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됐다.무대 뒤편에 있던 청년들 사이에서 터진 "청와대로 가자"는 함성이 들리자 촛불을 들고 있던 참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종로 차도를 점거하기 시작했다.거리시위 인원이 정점에 달했을 때는 그 수가 3천500명 가량에 달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이날 촛불문화제 참가자 수가 7천명(주최 쪽 3만명 추산)이라는 경찰 주장을 받아 들이면 전체 참가자의 절반 가까이가 `불법 거리시위'에 동참한 것이다.이런 점을 감안하면 다양한 계층이 모인 촛불문화제가 전례 없이 뜨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다가 일부의 제안으로 우발적, 충동적으로 거리시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그러나 참가자의 절반 가량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데는 상당한 정서적 공감대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주말 저녁에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가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하고 일부는 밤샘농성까지 불사한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강도높은 실망과 분노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심리가 폭발했다는 것이다.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25일 "주최 측이 집회를 해산하자고 했는데 운동권도 아닌 시민들이 집에 안 간다고 버텼다"며 "시민들은 국가가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을 거스른 결과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도 정부에 대한 구체적이고 전반적인 불만을 가장 적극적으로 성토한 것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직장인, 학생 등 일반 시민이었다는 참가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참여한 시민 한모(50.여)씨는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려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섰다"며 "일반 시민들이 함께 나섰기 때문에 정부의 재고를 이끌어 내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를 먹을거리 문제로 체감하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선 심지어 `독재타도'라는 구호도 심심찮게 터져 나왔다.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시민들은 정부의 쇠고기 협상 자세와 국민은 안중에 없는 듯한 태도에 불만과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국민의 뜻이 분명한데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 없이 문제를 대강 덮으려는 모습에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초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미 쇠고기 수입 반대 행사가 `문화제'라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는데 이 것이 깨져 안타깝다"며 "`거리의 정치'의 요구가 제도 정치권에 반영되지 않음으로써 사태가 확산되면서 사회 갈등이 증폭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연합뉴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동구 제17회 방어진축제 성황리에 마쳐 [뉴스21일간=임정훈 ]제17회 방어진축제가 9월 6일 오후 5시부터 방어동 울산 수협 방어진위판장 일원에서 ‘함께 걷는 그대와 나, 우리는 방어진 사람’이라는 슬로건으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는 김두겸 울산시장을 비롯하여 동구청장,국회의원, 지역 의원, 지역 기관 단체장, 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여하여 뜨거운 축제의 열기로 가득 ...
  2. 울산 동구 마을교사 역량강화 교육 운영 [뉴스21일간=임정훈 ] 울산 동구는 마을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마을교육 활동 확대를 위해 9월 7일(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구청 대강당에서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날 교육에서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마을교사 9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학생이 주도하는 배움 방식을 다루는 ‘프로젝트 수업의 이해’(강사...
  3. 중구, 2025년 간부 공무원 폭력 예방 특별 교육 실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9월 5일 오후 2시 중구청 대회의실에서 2025년 간부 공무원 폭력 예방 특별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허지원 젠더연구소 대표가 강사로 나서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성 인지...
  4. 중구, 울산큰애기 마을교사 활동 공유회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9월 5일 오전 10시 30분 중구청 대회의실에서 2025년 울산큰애기 마을교사 활동 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활동 공유회는 울산큰애기 마을교사의 활동 현황을 점검하고 상호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울산시교육청 관계자,...
  5. 제44차 UN 세계평화의 날 울산시민행사 성황 [뉴스21일간=임정훈 ]제44차 유엔(UN)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울산시민행사가 5일 울산시의회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NGO 단체 따뜻한손길이 주관해 마련됐다.이날 행사에는 이성룡 울산시의회 의장, 최종현 전 네덜란드대사, 이정일 울산시 국제관계대사, 최연충 추진위원장, 박병규 따뜻한손길 대표를 비롯해 다문화가정 시..
  6. 울산교육청, 나눔과 대화로 수업 성장 해법 찾는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12일 다산홀에서 중고등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2025 수업 성장 나눔 대화의 날’을 열었다.      이 행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한 실천적 장으로, 현장 교원들이 수업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함께 ...
  7.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