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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태어나도 기꺼이 다시 살고 싶은 소중한 시간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자연을 예찬한 작가이자 시민의 자유를 옹호한 실천적인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일기에 남긴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바쁘고 여유 없이 살아가느라 정신적인 가치의 소중함을 잊기 쉽다. 문득 ‘산다는 것이 이게 전부일까?’라는 질문이 불쑥 솟아오르지만, 그때마다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하고 내면의 물음을 억누르곤 한다.
이럴 때 만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흐름출판 출간, 208쪽, 1만 3천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넘어 ‘왜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작가 사후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나온 이 책은 소로의 작품 중 명문장만을 엮었다. 소로는 평생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즐겼다. 또 인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단순하고 자유로운 삶을 실천했다. 돈·명예·일의 노예에서 벗어나라고 외치는 그의 목소리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가 호숫가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살 수는 없지만, 무엇을 지향하고 살 것인지 고민한다면 도심 빌딩 사이에서도 담백하고도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소유, 시간, 생계, 노동, 기술 등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우리가 살면서 일상적으로 겪는 고민의 범주와 일치한다. 소로의 문장들은 우리의 삶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더 높은 가치를 꿈꾸게 하며 지혜롭게 사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소로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넓은 소로의 세계로 안내하는 친절한 입문서가 될 것이고, 소로의 작품에 친숙한 독자에게는 늘 곁에 두고 꺼내 읽는 편리한 애독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소로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지혜의 글 속에서 인생을 풍부하게 해줄 원칙 몇 가지쯤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영혼이 허기진 날, 사람들이 취할 만한 영양가 높은 요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