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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美 노병들 “우리의 희생 결코 헛되지 않아”
  • 김만석
  • 등록 2013-06-29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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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협정 60주년] ④ 보훈처,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
27일 오전 비무장지대(DMZ)내에 위치한 판문점.  6·25전쟁 당시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들이 남북분단의 상징적인 이곳을 찾았다.
휠체어에 의지하거나 자원봉사자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북한 경비병과 초소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파란색의 정전회담장(T-2)으로 들어가서는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번 되돌아 봤다.
이들은 자신들이 젊음을 바쳐 치렀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현실에 안타까워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얘기하는 모습에선 자부심이 묻어났다.
아든 로울리(Arden A. Rowley) 미 예비역 육군 소령은 “전쟁의 폐허로 가난했던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발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며 “우리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 최전선을 지키는 모습을 보니 60년 한미 동맹은 지금까지 변함없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27일
27일 아든 로울리 미 예비역 소령이 포로 교환을 통해 남쪽으로 되돌아왔던 ‘돌아올 수 없는 다리’에 섰다.  
그는 스무살 때인 1950년 7월 부산에서 공병대 일병 계급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한강에 다리를 건설하는 등 임무를 수행하며 북상 중 그해 12월 1일 중공군에 포위되면서 전쟁포로로 잡혔다. 정전협정이 맺어진 직후인 1953년 8월 18일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통해 포로 교환이 이뤄지며 석방됐다.
60년만에 ‘돌아올 수 없는 다리’ 찾아
그가 다시 한번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찾았다. 자유의 품으로 돌아온지 60여년 만이다. 그는 녹슬고 빛바랜 군사분계선 표지와 다리를 한 동안 바라보며 흘러간 시간을 더듬고 있었다.
“당시 살아서 고향 땅 애리조나를 밟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며 “이 다리를 건너오며 기뻐했던 느낌이 그대로 전해온다”고 얘기했다.
“제일 먹고 싶은게 뭐냐고 묻길래 어차피 가져다 주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아이스크림이라고 얘기했는데 정말 가져다 줬다”며 “아이스크림 한 통을 혼자서 다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또 “포로로 붙잡혀있는 3년간 북한은 공산주의가 자본주의보다 낫다고 지속적으로 회유했던 기억이 난다”며 “영양실조와 추위, 폭력 등으로 수많은 포로들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포로 경험을 자서전으로 남겼고 미 고교 등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27일
27일 아든 로울리 미 예비역 소령이 포로 교환을 통해 남쪽으로 되돌아왔던 ‘돌아올 수 없는 다리’에 섰다.  
로울리 소령의 손자 아든 밀러도 할아버지가 생사를 넘나들며 되돌아온 다리를 함께 지켜봤다.
밀러는 “할아버지가 말씀해주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꼭 보고 싶었다”며 “눈으로 확인하고 한국전쟁의 활약상을 들으니 할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한국을 항상 자랑스러워 하셨다”고 덧붙였다.
참전용사들 도라산전망대·미국 참전비 헌화
휠체어에 의지해 도라산 전망대 아래를 지켜보는 도널드 죤셔널씨는 자신의 딸에게 한국전쟁중 벙커가 있던 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는 “15~16세의 어린 학도병들이 자신의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무척 가슴 아팠다” 며 “하지만 그런 한국이 언젠가는 꼭 발전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가진 참전용사도 있었다. 제임스 워커씨는 결혼한 지 5일 만에 한국전에 참전했다. 부인은 미국에 남겨두고 신혼을 보낸 한국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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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워커씨와 그의 손자가 미국군 참전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환영 만찬에서 들은 아리랑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였다. 워커씨는 “어제 환영 만찬에서 아리랑 노래를 들었는데 인천상륙작전 이후 인천에서 어린 여학생들이 부르던 기억이 되살아나 순간 감정이 복받쳤다” 고 전했다.
1950년 12월 자동소총수로 한국전에 참전한 제스퍼 가논씨는 치열했던 의정부 전투를 회상했다. “당시 118명의 전우들이 고지를 점령하려고 필사적으로 싸웠는데  40명만 간신히 살아남았다”며 당시 처참했던 상황들을 얘기하던 도중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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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퍼 가논씨가 치열했던 의정부 전투에서 전사한 동료들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참전용사들은 이날 파주 임진각에 있는 미국 참전비에 헌화하고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일본계 미군 전사자 기념비에서 전우들의 이름을 찾아보기도 했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정전 60주년을 맞아 올해 미국 참전군인과 가족 75명, 교포 참전용사와 가족 48명, 6·25에 참전했던 20개국 대표 38명 등 총 161명을 한국에 초청했다.
6·25 기념행사와 프로야구 경기장 시구 참여, 판문점 등을 돌아보며 이들 대다수는 자신들이 피 땀 흘려 젊음을 바친 한국의 발전 모습에 자랑스러워했다. 또 한국의 정전 현실이 슬프지만 한국 젊은 세대들은 아픈 역사도 함께 알아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판문점과 임진각 방문 일정을 마지막으로 28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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