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심원 5~9명, 판사와 ‘솔로몬의 지혜’ 경쟁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에이즈 발병 사실이 알려져 회사로부터 부당한 해고를 당한 변호사 앤드류. 배심원단은 회사에 거액의 손해배상 평결을 내려 앤드류의 손을 들어준다.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잘 나가는 로펌(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앤드류는 회사 역사상 가장 중대한 재판을 맡아 ‘하이라인’사의 변호를 하게 된다. 그러나 마감 전날 완성된 고소장이 사라지고, 로펌은 앤드류를 해고한다. 동성연애자면서 에이즈 환자임을 숨겨왔던 앤드류는 이 일이 동성연애자를 혐오하는 회사측에 의해 계획된 음모라 생각하고 법정 투쟁에 들어간다. 영화 결론부에서 배심원단은 ‘질병으로 인한 해고는 차별이고 위법’이라며 로펌에 480만 달러의 손해배상 평결을 내린다. 로펌의 저명한 변호사들이 법을 잘 알면서도 에이즈로 고생하는 소속 변호사를 불법 해고하고 그의 명예를 짓밟은 데 대해 평범한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응징한 것이다. 만 20세 이상 누구나 배심원 선정 가능내년부터 만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그동안 영화·드라마에서만 봐 온 배심원이 될 수 있다. 배심원은 해당 지방법원 관할 구역에 살고 있는 주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다. 법원·검찰 공무원, 경찰, 군인, 지방의회 의원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민참여재판이 적용되는 사건은 고의로 사망을 야기한 범죄, 강도·강간 결합범죄 등 강력범죄와 고액 뇌물사건 등 부패범죄 중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는 사건으로 한정된다. 사형·무기징역 사건에는 9명이, 그 외 사건은 7명이 참여하고, 공판 준비과정에서 변호인측이 공소사실의 핵심내용을 자백했을 때는 5명의 배심원이 참여한다.배심원단은 재판이 끝난 다음 전원 일치로 유·무죄 평결을 하게 된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판사와 토의 후 다수결로 평결을 내리고 이는 판결에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배심원단 유·무죄 평결, 재판에 '권고적 효력'새로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이처럼 배심원이 유무죄를 가리는 미국식 바탕에 형량을 판사에게 제시하는 독일의 참심제 요소를 섞었다. 미국은 배심원의 유·무죄 결정에 판사가 따르도록 돼 있지만 한국형 배심제에서 판사는 배심원의 유무죄 판단과 양형 의견과 다르게 독자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단 배심원의 결정과 다른 선고를 내릴 경우 판사는 피고인에게 배심원의 평결결과를 알리고, 판결문에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무작위 선출에 의해 배심원이 됐더라도 직무 수행을 유지하기 어려운 때에는 사임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이 인정하는 정당한 이유 없이 법정 출두를 거부하면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재판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돈이나 선물을 받는 배심원은 금품수수죄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을 누설할 땐 비밀누설죄로 처벌된다. 배심원에게 청탁이나 협박을 할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국민참여재판은 시행 초기 연간 100~200건 정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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