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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박근혜 새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로
  • 신웅천
  • 등록 2013-02-18 0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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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사실상 밑바닥부터 개혁적인 삶을 통해 IT벤처 신화 주역이 되었고,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내정되면서 그가 쌓아온 성공 스토리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김 종훈 내정자는 가난을 극복하고 글로벌 IT 업계 최고 자리에 오르면서 이미 업계에서는 살아있는 벤처신화, 아메리칸 드림의 주역으로 꼽혀왔다. 과학기술 및 ICT(정보통신) 산업 현장에서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김 종훈 내정자는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알카텔-루슨트 경영진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인선 과정에서 잡음을 줄이기 위해 최근 한국 국적도 미리 취득했다.
 
 김 종훈 내정자와 함께 일해 온 한 한국인 직원은 한국어도 잘 구사하지만 영어를 쓰는 것을 훨씬 편안해 하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 초청 강연 때 영어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침 9시 이전에 승부를 봐야 한다
 
 1960년 서울 출생으로 중학교 2학년 때인 1975년 김 내정자는 가난을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가 성공비결로 꼽는 것 중 하나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것. 남들은 9시부터 5시까지 일을 하지만, 9시전에 무엇이라도 하나를 성취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릴랜드의 빈민촌에 정착한 뒤 그의 앞에 놓인 것은 언어장벽과 가난. 하지만 근면성실함이 몸에 밴 그는 시간을 쪼개 쓰면서 이를 극복해나갔다. 밤에는 편의점에서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일하며 학비를 벌고 야근이 끝나면 바로 학교로 갔다. 동양인으로서 학교에서는 외톨이었지만 공부,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모자란 잠은 수업 후 2시간가량 자는 게 전부였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으로 학창시절을 보내며 고교를 전교 2등으로 졸업한 그는 명문 존스홉킨스대학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 그의 부지런함과 집중력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하나. 그가 논문을 한참 쓰다가 배가 고파 시계를 보니 2시였다. 그래서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도서관을 나와 보니 새벽 2시였다는 것.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을 줄 알고 나갔는데 깜깜했다며 12시간을 도서관에 앉아 집중하며 논문을 쓰다보니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지 몰랐다고 회고했다.
대학졸업후에는 7년간 해군장교로 복무하며 사업가의 꿈을 위해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석사학위 후에는 메릴랜드대에서 보통 4~6년 걸리는 공학박사 학위를 최단기인 2년에 마쳐 지금도 이곳에서는 전설로 통한다.
 
◇가난한 이민자의 아들에서 아메리칸 드림 아이콘으로 개혁적 발전을 이루다.
 
 32세가 된 1992년 김 내정자는 벤처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한다. 기업의 잇단 스카웃 제의를 뒤로하고 나홀로 길을 택한 것. 회사이름은 큰 딸 이름(유리)을 따 유리시스템즈로 짓고, 5년 내 10억달러 가치가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직원 한명으로 시작한 유리시스템즈가 창업 당시 주목한 분야는 ATM 통신기술 장비. 걸프전 당시 데이터 송수신이 제대로 안돼 적군의 전투기를 놓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서로 다른 통신 네트워크(무선 구리선 광케이블) 사이에서도 데이터가 제대로 전달되게 하는 신기술이다.
유리시스템즈는 끈질긴 개발노력 끝에 1998년 ATM 통신장비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 대당 가격이 10만달러까지 치솟으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린 것.
 
 `98년 그는 유리시스템즈를 세계 최고 통신장비 회사인 루슨트테크놀로지(현재의 알카텔-루슨트)에 10억달러(당시 한화 1조3000억원)에 매각하며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부자에 올랐다. 당시 그의 재산 7200억원이다.
 
 매각 당시 직원들에게도 주식의 40%를 나눠주며 직원 중에는 20명가량의 백만장자가 나왔다.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다 해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훌륭한 팀워크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게 김 내정자의 생각이었다.
 
 1998년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1면 박스기사를 통해 세븐일레븐에서 야간근무를 했던 고학생의 기업가 정신이 마침내 실현됐다는 내용으로 그의 성공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소개했다.
 
 
◇'美의 자존심' 벨연구소 사장으로 러브 콜
 
 김 종훈 내정자는 회사를 매각했지만 루슨트는 그를 다시 스카우트했다. 루슨트 역사상 전례가 없던 일이다. 김 내정자는 루슨트에서 광대역 네트워크 부문사장 등을 맡으며 글로벌 경영인으로 성과를 냈고 메릴랜드대에서 교수로도 재직했다.
 
 이미 엄청난 부와 명예를 축적한 그에게 다시한번 도전과 성공의 기회가 찾아온다. 루슨트가 위기에 처한 벨연구소 사장직을 제의한 것이다.
 
 벨연구소는 전화기를 발명한 그레이엄 벨의 이름을 따 1925년 설립된 민간연구소로, 전기통신 및 기초과학기술을 연구한다. 1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미국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루슨트는 김 내정자의 혁신, 도전정신을 높이 샀고 그를 영입해 시장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연구소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그는 몇 차례 고사했다. 벨연구소 역사상 사장 제의를 거절한 사람은 없었다. 아직은 자격이 부족하다는 게 거절 이유다.
결국 루슨트측의 삼고초려 끝에 2005년 김 내정자는 벨연구소 수장에 올랐다. 벨연구소 최초 외부인이자 최연소 수장이다. 김 내정자 부임 이후 연구소는 달라졌다. 기술을 통합하는 팀과 제품을 빨리 만들어 시장에 투입하는 벤처팀을 만드는 등 상용화 전략을 펴면서 김 내정자는 벨연구소를 위기에서 구한 최고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는 알카텔-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직을 겸임해 회사 전략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서 자선사업, 이공계 출신에게 엄청난 기회올것
 
 그는 2002년에는 워싱턴 위저즈 프로농구 팀(NBA)의 공동 구단주가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 위저즈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한때 지분을 갖고 공동구단주로 일해 왔던 곳이다. 사업 뿐 아니라 운동에서도 도전정신이 남다르다. 철인 삼종경기에 도전한 적도 있고, 기록은 저조하지만 마라톤 완주도 해냈다.
 
 한국과의 인연은 깊지 않지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선사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지난 2004년에는 스탠퍼드대에 한국학 석좌교수 기금으로 200만 달러(24억원)를 쾌척했다. 메릴랜드대학교에 동양인의 기부로 만들어진 대학건물이 없다는 것을 알고 본인이 기부해 김종훈 엔지니어링 빌딩을 만들기도 했다.
 
 외환위기 직후 도움을 주기 위해 조흥은행에 투자하려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 한계와 예상 투자금이 과도해 계획을 접었다.
 
 한국은 초청강연 등을 위해 일년에 한두번 찾는다. 강연 등을 통해 한국의 이공계 위기론과 관련 일시적 현상이라며 앞으로 엔지니어 등 이공계 출신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올 것이고 아이들에게 이 점을 꼭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기업들에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은 가장 앞서가는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고 기술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본다면 새로운 시장, 새로운 비즈니스 리더로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조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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