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부터 5년 간 10차례 비슷한 범죄가 잇따랐던 경기도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개봉 11일 만에 전국 100만 돌파라는 큰 인기를 얻으면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에 범인을 추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사건을 재조명하는 카페도 생겨났다. 영화의 원작이 됐던 연극 ‘날 보러와요’도 지난 8일 재공연에 들어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관련 모임에는 당시 사건을 상세하게 구성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유일하게 잡힌 8차 살인사건 범인 尹모씨와 직접 교도소에 가서 인터뷰한 내용까지 올라와 있다.
이 곳에서 네티즌들은 현장 지도와 사건 내용 등을 분석 ‘인근 대학과 관련 있을 것’‘주민이 아닌 외부 사람의 소행일 것’‘피해자들이 노인이나 힘없는 16∼26세의 여성임을 볼 때 범인은 남자가 아닌 여자일 것’등의 갖가지 주장을 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월간지 ‘랭킹’이 전국 대학생 9백57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 사건이 ‘검사가 된다면 가장 먼저 수사하고 싶은 사건’중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화성 주민이라는 네티즌은 “남들은 흥밋거리로 얘기하지만 초등학교 당시 발생한 이 사건 때문에 우리들은 빨간 옷도 못 입고 다녔다”면서“당시 수법까지 자세히 소개하면 다시 연쇄살인 사건이 나지 않을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도 “엄청난 인력 동원에도 결국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라 경찰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더구나 일부 정신이상자에 의한 모방범죄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에도 10차례 연쇄 범행 중 대다수는 이미 살인 사건의 공소시효(15년)가 지난 상태다. 현재 처벌 가능한 것은 9차(90년 11월), 10차(91년 4월) 사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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