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6월 20일 많은 영상인들의 주목 속에서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개장하였다. 아시아 최대규모의 특수촬영 수조스튜디오이자 도시재생시설의 성공모델로써 관심을 받아 온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지난 1년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시험받아 왔다.
공공의 입장에서 운영되는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때로는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촬영환경을, 때로는 조금 부족한 촬영환경을 제공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보였다. 많은 이야기들의 한 장면, 장면이 만들어졌던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한해를 돌이켜보며 이제 1주년을 맞은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향후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 개장, 그리고 첫 촬영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에 위치한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부지면적 25,905㎡, 시설면적 6,912㎡의 규모로 2011년 6월 20일에 김지훈감독, 정지영감독, 배우 손예진, 설경구, 김상경씨 등 영상인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개장하였다.
특히 폐정수장을 리모델링하여 도시재생시설의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을 받았던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타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화촬영 스튜디오와는 달리 특수촬영에 특화되어 있어 VFX와 CG등 영화 후반작업기업이 집중되어 있는 고양시와의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 예상되었다.
하지만 정작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개장되었을 때에는 실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 초기의 구조와 조감도에 비하자면 그저 외부로 드러난 수조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마치 조금 큰 규모로 조성한 수영장 같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였기 때문이었다.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소한의 조성을 하다보니 최초의 계획과 비교하자면 말 그대로 뼈대만 만든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그정도만 하더라도 해외에 나가서만 찍을 수 있었던 장면을 충분히 국내에서, 그것도 서울에서 40분 거리의 고양시에서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다며 입을 모았다.
그렇게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우려와 기대속에 첫 문을 열었고, 고양시와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간의 위수탁협약(2011. 6. 9 ~ 2012. 12. 31)에 의하여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에서 시설운영을, 고양시에서 시설관리를 담당하여 운영되고 있다.
블록버스터를 품은 고양아쿠아스튜디오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서 촬영되는 첫 상업영화이자 블록버스터로 주목받고 있던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 주연의 영화 “타워”의 촬영으로 인해 더욱 관심을 모았었다. 영화 “타워”는 중형수조(25?20?3.8)와 대형수조(58?24?4m)를 이용하여 31일간 촬영을 진행하였으며, 대형세트를 수조안에 건설하여 진행되는 촬영에서 아쿠아스튜디오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대형수조에 빌딩형태의 세트를 조성하고, 화염을 이용한 장면과 10톤 가량의 물이 한번에 쏟아지는 “워터슬라이드”를 이용한 촬영이 주가 되었는데, 이러한 촬영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큰 규모의 세트를 건설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는 고양아쿠아스튜디오 이외에는 찾기 힘들 것이다.
또한 물속에 잠긴 대형 구조물에서 벌어지는 방면을 표현하는 것 역시 미니어쳐와 CG합성이 아닌 세트촬영이라면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서만 진행 가능한 부분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촬영간 소모되었던 물의 양도 엄청난데, 이를 무상으로 쓸 수 있었던 것도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대형수조에서는 어떠한 특수촬영이든 마음껏 할 수 있다는게 스탭들의 공론이었으며, 같은 촬영을 해외에서 진행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 가능하였다. 해당 장면을 촬영했던 촬영감독 말로는 “타워”가 개봉하고나면 국내 재난영화장면에 있어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입지가 크게 올라갈 거라 예상한다고 한다.
영화 “타워”를 통해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제대로 된 특수촬영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러한 블록버스터의 촬영을 통해 좀 더 기술적인 촬영에 대한 노하우를 체득해나갈 것이다.

하지만 영화 “타워”의 촬영에서 드러난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문제점도 분명히 있었다. 대량의 물을 이용한 촬영이 주가 되는 특성 상 안전문제에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대책과 안전장비를 구비해야 한다.
실제 워터 슬라이드 촬영에 있어 주연배우가 가슴 철렁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였으며, 스탭 중 한명이 워터슬라이드의 물살에 밀려 세트에서 추락하는 일이 발생하여 촬영이 중단되었던 일도 있었다. 향후 이러한 리스크가 따르는 촬영의 경우 스튜디오 운영담당자의 사전 점검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2편의 차량 추락 씬과 아쿠아스튜디오 홍보영상 제작
2011년 9월 11일,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서 첫 TV드라마가 촬영되었다. 김종학프로덕션에서 제작한 KBS 드라마 “영광의 재인”에서 주요인물들이 교통사고로 자동차 째 강에 빠지는 장면이었다. 9월이지만 수온은 차가울 대로 차가운 상황이라 배우들은 드라이수트를 입고 촬영에 들어갔다. 커다란 크레인이과 비를 만드는 살수차 등이 동원되어 소형수조에서 촬영은 진행되었는데, 이날 촬영에서는 꽤 차가워진 수온으로 인해 손창민씨 등 주연배우들은 드라이수트를 입고 촬영에 임했다.
또한 드라마 “영광의 재인” 촬영을 통해서 얻어진 메이킹필름을 통해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첫 번째 홍보영상이 탄생하였다. “영광의 재인” 촬영현장 장면이 생생하게 담긴 홍보영상은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및 동경국제영화제에서 고양아쿠아스튜디오 홍보의 한 축이 되었다.

10월 5일 ~ 10월 6일 이틀간 영광의 재인과 비슷한 장면이 고양아쿠아스튜디오 중형수조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바로 영화 “도둑들”의 물에 빠진 경찰차에서 주인공들이 탈출하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류의 차량씬에 있어 큰 크레인이 모든 수조까지 들어 올 수 있는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큰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장면이었다.
별도의 복잡한 셋팅 없이 크레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어떤 스튜디오에서도 힘든 부분이며, 실제 강이나 저수지가 아닌 모든 것이 통제된 상황에 놓인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서의 촬영은 보다 원활한 촬영과 보다 생동감있는 장면이 가능하게 하였다 할 수 있겠다.

생각지도 못했던 겨울, 국내 최초, 최고의 수중세트가 만들어지다.
영화 “타워” 이후 세트촬영이 없었던 아쿠아스튜디오에 소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동절기, 11월 26일부터 12월 18일까지 20일간 영화 “점쟁이들”의 수중세트 촬영이 진행되었다. 특히 앞서 촬영된 영화 “타워”의 경우 건축된 세트에 물을 이용하는 촬영의 형태였지만, 영화 “점쟁이들”의 경우 제대로 된 수중세트 촬영이라 할 수 있다.
중형수조에 난파선 세트를 제작하고 물을 채워 수중세트를 제작하였으며, 탁도 문제가 해결된 중형수조에서의 수중촬영이 바다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구나 이러한 대규모의 수중세트를 이용한 촬영은 국내에서 최초로 이루어진다고 하니, 개봉 이후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입지를 더욱 올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형수조를 꽉 채운 정교하게 디자인된 난파선 각 부위의 모습은 리얼리티가 살아있었으나 이 촬영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결빙이었다. 한겨울인 만큼 계속해서 지속되는 영하의 날씨에 수조물이 얼어붙게 된다면 제작된 세트가 전부 망가질 가능성이 있었다. 따라서 고양아쿠아스튜디오를 관리하는 공무원들은 밤새 소금을 풀고 뜨거운 물을 붓는 등 물이 얼지않게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운영에 있어 겨울에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임을 체득하였으며, 다행히 결빙되지 않은 수조에서 다음날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운영측의 노력 끝에 배우들은 드라이수트를 입고 무사히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특히 여주인공은 잠수복의 수압조절기를 잘못 만져 얼굴까지 물이 차오르고, 잠수복 안의 옷이 다 젖어 추위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여주인공을 안정시키려는 스탭들에게 오히려 괜찮다며 다시 촬영에 임하는 등 배우들의 촬영의지로 악조건을 이겨내고 무사히 촬영이 진행 될 수 있었다.
2011년 운영실적 및 2012년 운영계획
2011년 6월 20일 개장 이후 12월 31일까지의 195일 동안 기온과 기상을 고려한 자체적 판단에 의한 가동가능 일수 65일 대비 55일 가동으로 84.6%의 가동률을 기록하였다. 그 중에는 대형수조가 31회로 가장 많이 가동되었으며, 중형수조 22회, 소형수조 2회로 총 55회 가동되었다. 이는 소규모의 영화보다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대규모의 세트가 제작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특성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블록버스터 무비에서 VFX와 CG를 담당하고 있는 CJ파워캐스트와 디지털아이디어 등의 후반작업기업들과의 공동 마케팅 전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영화 “타워”, “점쟁이들”의 장기 촬영으로 인해 안정적인 가동이 어느정도 확보되었으나 그 이외의 작품들의 가동실적은 마케팅 방식을 지금보다는 훨씬 적극적으로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2011년 총 55일 가동에 대한 매출액은 1.34억원, 총지출 7천8백만원으로 약 2천 8백만원의 세후 이익으로 수지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어느 정도의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되며 경쟁시장이 없는 상황으로 미루어 차후 마케팅 성과에 따라 이러한 수익구조와 자생력은 더욱 공고해 질것으로 판단된다.
2011년 운영을 통한 문제점으로는
1. 기상에 따른 촬영불가 (우천 등)
2. 수온에 따른 촬영불가
3. 입주사 모집 지연으로 인한 스튜디오 시스템 미비
4. 전담 업무자 부재 및 영업.홍보 활동 저조
5. 스튜디오 시설의 마케팅 용도 활용 부진등이 있었다.
따라서 향후 우기 및 동절기 가동을 위한 시설을 증축하고, 조속한 입주기업 모집을 통한 스튜디오 시스템 완성 및 시너지 창출, 인력 투입을 통한 시설 관리 및 마케팅 정산화, 수조별 타겟 분석을 통한 맞춤형 마케팅 전개 등의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2012년에는 연 62일 가동, 매출 3.2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타겟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프로젝트 유치, 비용절감을 통한 경영수지 개선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도비 2억원을 확보하여 동절기, 우기, 조명 등 야외형 스튜디오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실내형스튜디오 혹은 가변형스튜디오로 중형수조 리모델링을 추진중에 있다.
층고 10m 이상의 다목적형 특수촬영 시스템으로 철골 P.E.B 시스템으로 기둥 없이 시공 되어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하며 경제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연간가동 가능일수를 크게 늘이는 효과를 통해 매출액 200% 순증을 기대하고 있으며, 층고 및 조명시설이 확보된 본격적인 영화제작 스튜디오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또 다른 1주년을 향해
“민간에서 이미 운영하고 있는 시장에 공공이 들어가는 건 그 시장을 살리는게 아니라 다 죽이겠다는 거거든요.” 지자체에서 무분별하게 짓고 있는 영화촬영스튜디오에 대한 부산영상위원회 정희철 스튜디오운영팀장이 해준 얘기다. 그런면에서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완벽한 모델이다.
고양시 전략산업인 방송영상산업을 발전시킬수 있는 인프라시설이며, 기존 고양시에 자리 잡은 민간산업(영화후반작업)과 시너지 면에서도 우수하다. 경쟁관계에 설만한 민간기업도 없는 분야이며, 독점적인 위치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폐시설물을 재활용한 도시재생 측면에서도 더 없이 훌륭한 모델이다.
덧붙이자면 아직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완성된 시설이 아니다. 고양시에서는 그 뼈대를 만든 것이고 살을 붙여가는 것은 차후 아쿠아스튜디오에 입주하여 각종 특수효과 장비를 대여.운용하는 특수효과 업체, 충분히 훈련된 우수한 인력으로 수중조명과 촬영을 담당해줄 수중촬영 업체, 수중에 완성도 높은 세트를 건설 할 수 있는 미술업체, 또한 촬영된 영상을 CG와 함께 완성해줄 후반작업 업체 등 민간 영역의 참여를 통해 비로소 제 기능을 하는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고양아쿠아스튜디오로 거듭나게 된다면 고양시는 아시아지역 특수촬영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같은 고양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개장 후 1년,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이제야 그 나아갈 길을 찾았다. 어쩌면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민간의 참여로 고양아쿠아스튜디오란 뼈대 위에 살이 덧입혀 질 때, 진정한 고양시 방송영상산업 인프라로서의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장 1주년이 아닌, 민간기업과 함께한 1주년 때에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자료 제공 :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정책기획부 손 병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