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 시·군 49개 섬 찾아 진료, 주민 호응도 높아
경남도가 섬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동 진료병원선의 주민 호응도가 높다.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섬 주민들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해 주고 필요한 약도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때로는 외지인을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바깥 소식을 전해주기도 하고 말벗도 돼주기도 해 섬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7일 53가구 103명의 섬주민이 거주하는 거제시 장목면 이수도. 이날 오전 10시 경남도 병원선이 ‘뿌웅~’하는 소리를 울리며 주민들에게 도착을 알렸다. 임시 진료소가 마련된 마을회관에 2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허리가 아픈 할아버지, 감기에 걸린 할머니 등등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맞이하는 간호사의 인사에 답한 김등미(76) 할머니는 익숙하다는 듯 접수를 하고, 김종원(80) 할아버지 역시 능숙하게 혈압체크를 한다.
“오른팔이 저릿해서 움직이지를 못하겠어, 다른 데도 시원찮고 주사 한대 맞아야 할 것 같은데….” 김복식(68) 할아버지는 한 달 만에 만난 의사에게 이것저것 묻는 것이 많다. “관절주사 맞으신 적 없죠. 아무 것도 안 들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오늘은 무거운 것 드시면 안 됩니다.” 김양수 공보의의 친절한 문진이 이어진다.
진료가 끝난 환자들 대부분은 곧장 한의과 진료실로 향한다.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는데 한의사 양반에게 침도 맞고 이야기도 듣고 하면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안정돼 좋고 고맙고 그렇지….” 진료를 받은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이동하 한의사는 “한 달에 한 번밖에 뵐 수 없으니 주로 통증감소 침을 놓아 드린다”고 했다. 2시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달을 기다린 자란도 주민들의 몸과 마음은 훨씬 나아진 듯했다.
경남도는 의료취약 지역인 7개 시·군(창원, 통영, 사천, 거제, 고성, 남해, 하동) 49개 도서 3000여 명을 대상으로 162t 규모의 병원선을 이용해 도서별 월 1회 이상 순회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길이 34.7m, 선폭 7.5m의 경남병원선에는 의과, 한방과, 치과의 진료가 가능한 진료실과 약국과 휴게실을 갖추고 있다. 의사 4명(전문의 2, 치과 1, 한방의 1)과 간호사 3명, 병원선 운영선원 등 총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문의 2명은 주로 일반진료 업무와 거동불편 및 노약자 등의 가정을 방문해 진료를 한다. 한방의사는 통증완화를 위한 침술과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치과의사는 치아관리법이나 예방법, 잇솔질법 등에 대한 교육과 발치, 신경치료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선원들은 병원선의 안전운항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병원선을 이용한 주민은 연 13만3600명이었다. 주로 내과(2만4500명), 고혈압(9만2700명), 당뇨(7300명), 한방(1400명), 방문진료(5400명) 등이다. 올 들어서도 4만250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섬주민의 특성상 환자는 주로 70대 이상의 노인층이고 고혈압이나 만성퇴행성 질환인 관절염과 오랜 노동으로 인한 전신 근육통 질환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진료비는 전액 무료이다.
병원선의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경남도 보건행정과 홍민희 병원선 담당사무관은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찾을 때마다 주민들이 반갑게 맞아 주고 있다”면서 “15명으로 구성된 진료팀이 섬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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