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핸드폰을 이용해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에 대해 처음으로 등급보류 판정이 내려졌다. 이는 최근 과도한 폭력과 선정적 내용을 담은 인터넷과 휴대폰 게임들이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게임물에 대한 등급심사를 담당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24일 모바일 게임업체 아이비에스넷이 신청한 무선인터넷 성인물 게임 3개에 대해 모두 등급보류 판정을 내려 사실상 제작 및 배포를 금지시켰다. 모바일게임에 등급보류 판정이 내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등위의 온라인게임 분과 심의위원회에 의해 등급보류된 핸드폰 게임은‘살인광 잭’, ‘미행’,‘무아지경’등 3편이다.
‘살인광 잭’은 고문을 주제로 한 게임으로 목이 잘려나가는 장면을 묘사했으며, ‘미행’은 지난해 문제가 됐던 일본산 패륜게임인 ‘미행2’의 내용을 그대로 모방해 제작한 것으로 여성의 뒤를 밟아 강간하는 내용이다.
또‘무아지경’은 일명‘옷 벗기기 게임(스트리퍼 게임)’으로 여성의 누드가 등장할 뿐 아니라 게임이 끝나면 곧바로 성인소설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등급보류가 나면 최장 3개월 동안 이동통신사를 통해 서비스를 할 수 없으며, 이 중단기간이 끝나면 수정후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
심의를 통과한 게임들도 낯뜨거운 내용을 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이동전화 업체들은 무선인터넷 성인물 사이트에 7∼8개씩의 성인게임을 제공하고 있는데, 선정적인 내용이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게임들에 뒤지지 않는다.
영등위 관계자는“최근 핸드폰을 이용한 게임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러한‘엽기 게임’개발이 급증하고 있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에 대한 게임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등위가 이례적으로 엄격한 심의 잣대를 들이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컴퓨터 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경우도 올해 등급분류를 받은 580개 가운데 5개만이 등급보류 판정을 받을 만큼 등급보류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영등위 관계자는 “법이나 등급으로 음란·폭력물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동전화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게임의 내용을 거르는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kjw@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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