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초등학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8일 학생들의 두개골 5개 가운데 2개에서 이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주검 일부가 상당기간 땅 위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으며 경북대 법의학팀은 이 물질의 종류와 생성시기 등에 대한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법의학팀은“뼈 클리닝 작업과정에서 두개골의 정수리 부근에서 이끼 흔적과 이끼로 추정되는 물질이 검출됐다”면서 “이들 두개골에서는 흙으로 덮여진 흔적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의학팀은“이끼는 두개골이 땅속에 묻힌 상태에서는 자생할 수 없는 만큼 상당기간 외부에 노출된 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소년들이 발굴현장에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경찰은 법의학팀의 소견에 따라 소년들이 발굴현장에서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연두색 이끼류에 대한 화학분석 등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또 경찰은 유골발굴 현장에서 5.3m 떨어진 곳에서 길이와 지름 각각 3∼4㎝의 숯덩이가 다량 발견되는 등 불을 피운 흔적을 확인하고 소년들 사인과의 관련성 여부를 캐고 있다.
실종어린이 유족대책협의회(회장 김현도·58)는 “사망원인이 규명되면 유족들과 협의해 장례는 화장으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법은 7일 박찬인군의 아버지 박아무개씨(48·대구 달성군 화원읍)가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돼 아들의 유골발견 현장을 가보지 못하고 있는점 등을 감안해 이날 보석으로 석방했다.
대구지법은 “박씨가 초범으로 죄가 무겁지 않은 데다 자식의 유골이 11년 만에 발견된 안타까운 사연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14일 술을 마시고 동네주민과 싸우다 파출소에 연행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덕주 기자> idz@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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