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의‘꽃’으로 화제를 모은 북한 여성응원단 환송식이 열린 15일 부산 다대포항 부둣가는 석별의 아쉬움과 통일에의 결의가 넘실댄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14일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이 끝나자 시민들과 응원단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폐막식이 끝나자 시민들이 북쪽 응원단 쪽으로 몰려들어 그 주변은 북새통을 이뤘다. 응원단이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주경기장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은 주경기장 난간에 기대서서 이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줄을 맞춰 걸어가던 응원단도 뒤돌아서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응원단이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오르자 시민들은 다시 버스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시민들이 버스 창에 대고“잘 가세요. 다시 만나요”라고 외치자 응원단원들은 모두 창가에 붙어 앉아‘건강하세요. 다시 만나요’라고 손 글씨를 써 보였다. 버스가 떠나기까지 10여분 동안은 시민들과 응원단이 아쉬움을 풀기에는 너무 짧아 보였다.
대회기간 내내 북쪽 경기를 찾아다니며 응원을 벌여온 북쪽대표팀 서포터스들의 감회는 또 남다르다.‘한겨레 남북공동응원단’,‘아리랑 응원단’,‘갈매기 응원단’등으로 구성된 북쪽대표팀 서포터스들은 북쪽팀의 40여 경기에 연인원 1만5천명이 북쪽 응원단과 호흡을 맞추며 실질적인 남북 공동응원을 이끌어 냈다. 북쪽 서포터스 100여명은 15일 다대포항에서 열리는 환송행사에 참석해 북쪽 응원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북쪽 응원단도 이날 정오께 자신들의 버스에 동승하며 안내를 맡아준 시청 직원 등 50여명을 만경봉호에 초대해 점심식사를 대접하며 헤어짐을 못내 아쉬워했다.
북쪽 선수단·응원단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며 성원해왔던 네티즌들도 이별을 아쉬워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15일 12시 40분께 환송식이 끝나고 북 응원단의 승선이 시작되자 “다시 만나자”는 다짐 소리와 남과 북에서 동시에 터져 나온 이별의 흐느낌으로 다대포항은 출렁이기 시작했다.
“통∼일조국, 우리는 하나다”라는 연호가 줄을 이었고 곳곳에서 흐느낌이 잇달았다. 한 30대 남측 환송객은“울지 마이소, 곧 다시 만날날이 올 겁니다”며 눈물을 닦아주다 와락 부둥켜안고 함께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마침내 오후1시 정각 긴 기적을 울리며 만경봉호가 출항하자 경찰통제선 밖 둔치에 모인 1만 여명의 시민들은 일제히 통제선을 뚫고 부둣가 철조망까지 몰려갔다.
시민들은 만경봉호가 수평선너머로 사라질 때까지“잘 가이소”“통∼일조국”등을 외치며 손을 흔들었고 북측 응원단도 뱃전에 몰려나와 연신 손수건을 흔들며 화답했다. 한 실향민은“이게 처음이 될 지, 끝이 될 지…이제 못 오면 어쩌나”하며 부둣가에 주저앉았다.
<서민철 기자> mc@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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