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의 대국’,‘가짜 명품 생산국’언제부터인가 이런 오명이 붙은 국가가 돼버린 우리나라.
그러나 우리 국민의 명품 선호의식은 여전히 가실 줄을 모르고 가짜 명품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5일 관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가짜해외명품 적발건수는 3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1건보다 18.8%늘어났으며, 그 규모는 2천305억9천900만원으로 작년의 1천655억7천500만원보다 39%늘어난 수치다.
가짜명품 적발 품목의 순위는 시계가 1천573억8천4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신발, 핸드백, 가죽제품, 의류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단일품목으로는 비아그라가 20억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관세청은 국민들에게 가짜명품과 유사상품에 대한 구별법을 알리고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짜상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킴으로써 소비자와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짜 진짜 상품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6일동안 삼성동 코엑스(COEX) 1층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모조품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데 힘을 모았다.
국내외 63개 유명 브랜드의 1200여 종류의 진짜 가짜 상품들이 전시되었던 이번 행사에는 루이비통, 샤넬, 구찌, 프라다, 까르띠에, 불가리 등 해외 명품과 농수축산물의 국산과 외산, 위조지폐, 채권, 마약류 등이 전시되었다. 해외 명품의 진짜가짜를 비교한 전시코너는 백화점의 명품관을 둘러보는 듯한 디스플레이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으며, 국산 외산 수산물 비교 코너에서는 직접 회 맛을 비교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사람들에게 생생한 국산 생선맛을 구별하게 해 주었다.
전시회 관계자는 “최근 무분별한 명품선호 현상이 가짜 상품의 시중유통을 부추겼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소비자들에게 진품과 모조품을 확실히 구별하는 현장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전시회를 관람한 주혜란씨(25, 회사원)는 “이런식의 전시회가 마련된 취지는 좋았지만 이곳에서 두 상품을 비교해야만 구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 이번 행사가 좀 더 교육적인 면을 마련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가짜명품의 성행으로 기업들의 새로운 제품개발 의욕이 저하되고 또, 국제적으로는 지적재산권보호가 미흡한 국가로 인식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 관세청의 이런 전시회는 참신한 시간을 제공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나친 명품선호의식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이런 행사는 그저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이라는 걸 모두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권경희 kkh@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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