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멍게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20일자에 따르면, 5개국 과학자 87명은 공동연구를 통해 1억5000만개의 DNA 염기쌍으로 이뤄진 멍게 유전자 염기서열을 완벽하게 풀어냈다.
유전자 지도가 작성된 동물은 멍게가 7번째다. 이전까지 인간·모기·쥐·선충(線蟲)·과실파리·복어의 유전자 지도가 만들어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마이크 레빈 박사는 “멍게는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초기 진화 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멍게의 성체를 보면 별 것 없는 동물 같지만 배아를 보면 고등동물과의 명확한 관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멍게의 유전자 지도를 통해 척추동물이 막 태동하기 시작한 5억5000만 년 전 진화의 초기 단계를 일별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멍게는 해저에 몸을 붙이고 살면서 원통모양의 몸 속으로 바닷물을 빨아들인 뒤 영양분을 섭취하고 내뱉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리스 대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멍게를 연체동물로 분류했으나, 1870년대 러시아의 한 생물학자가 멍게의 배아가 머리, 꼬리, 중추신경다발이 있는 올챙이와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멍게는 척색(脊索)동물로 분류됐다. 척색 동물이란 척추동물과 원색동물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생물 분류상 인간도 같은 문(門)에 속한다. 척색(notochord)은 척수 아래로 이어지는 봉(棒) 형태의 물질을 통칭한다.
레빈 박사는 “멍게는 인간과 관계가 있다. 찰스 다윈은 멍게를 우리의 먼 조상으로 불렀다. 아마 오래된 사촌쯤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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