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선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면제를 위해 병무청 직원에게 2000만원을 주었다고 주장해온 김대업(金大業)씨가 지난 12일 검찰에 제출했던 관련 녹취록 내용이 16일 공개됐다. 조선일보가 이날 김대업씨측 관련인사로부터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군수도통합병원 전 의정부사관 김도술(55·미국 체류)씨는 김대업씨와의 수사과정중 일문일답을 통해 “돈은 전부 한인옥씨를 통해 현금으로 받았으며, 전달받은 장소는 병무청 앞 다방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되어 있다. 김도술씨는 또 “돈을 준 사람이 한인옥씨인 것은 1997년 대통령 선거 때 TV를 통해 보고 알게 됐으며, 병역비리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당시 돈을 넘겨준 ‘변 실장’이 전화를 걸어와 ‘정연씨에 대해 누가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와 관련 김도술씨는 앞서 15일 본지 취재팀과의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녹음테이프에 나오는 내용은 내 목소리일 수 있으나, 그렇더라도 다른 병역비리 건과 관련한 대화내용을 녹음한 후 조작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대업씨측 한 관계자는 “문제의 테이프 원본은 호주에 살고 있는 김씨의 동생이 보관하고 있으며 조만간 검찰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측이 갖고 있는 녹음 테이프의 나머지 부분에는 정연씨나 한인옥씨 관련 내용이 담겨져 있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박영관·朴榮琯)는 99년 군·검 합동병역비리 수사 때 정연씨 병역문제가 포착됐으나 군 내부 갈등으로 중단됐다는 의혹과 관련, 당시 수사팀장 이명현 소령 등 군 검찰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위해 국방부에 협조를 공식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90년 6월 정연씨를 진료했던 서울대병원 전·현직 관계자들을 불러 당시 진료결과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97년 대선 당시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했던 전 서울병무청 직원 이재왕씨를 최근 소환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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