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지역 향토색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못밭’이 점차 주민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가고 있어 뜻있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못밭은 말 그대로 못(池) 모양을 하고 있는 밭(田)을 가르킨다.
못밭이 가장 아름다운 지역은 단양군 가곡면 여천2리이다. 여천2리는 3개의 자연부락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지전(池田)동 즉, 못밭 이다.
‘못밭’이라는 용어 또한 단양지역을 중심으로 극히 일부지역에서만 통용되고 있어 향토 어휘로서의 의미가 더욱 애뜻하다.
더구나 못밭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잇어 여천2리 지전동 지역은 시멘트 채석광 구역에 포함되어 있어 전설 속으로 사라질 날도 머지않았다.
단양의 북부지역은 지독한 석회암 지역이다.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아(용식) 나타나는 지형특성을 일러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한다. 카르스트 지형 중에서도 지하수에 의해 용식이 일어나면 석회동굴이 발달하고, 지표에서 빗물에 의해 용식 작용이 일어나면 돌리네가 발달하는데 돌리네의 우리말이 못밭인 셈이다.
비가오면 골짜기를 통해 하천으로 흘러가는 것이 통례인데 이곳 못밭 지역에서는 골짜기와 하천이 없다. 오목한 밭 한가운데로 빗물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또 못밭은 산 아래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산 정상 부위 펑버짐한 곳에 발달한다. 따라서 못밭은 숲 속에 자리 잡게 되고 못밭으로 가는 길인 농로 또한 숲 속으로 나있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준다.
못밭이 석회암 지형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강을 끼고 있어 지하 배수가 활달하게 일어나는 곳에서만 발달한다. 단양지역에서도 여천2리 지전동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간간히 단양읍 심곡리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못밭의 정겨운 이름과 아름다운 지형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관광자원으로는 별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주로찾는 이들은 지리 탐사에 나선 지리학과 학생이나 전문가 집단뿐이다.
최근 지질공원과 관련하여 단양군의 지정 가는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석회동굴이 차지하는 비중이높다. 지하에는 동굴이요 지상에는 못밭인데 아마도 연구원이 못밭의 존재를 간과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된다.
사라져가는 못밭에 대해서 군과 도는 물론 우리 지질자원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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