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제품 가격 동결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이 영업 적자 누적을 이유로 설탕 출고값을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석달 전에도 설탕 출고값을 올린 CJ제일제당은 국제 원당 가격의 가격 급등으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다른 설탕업체로 가격 인상 움직임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CJ제일제당은 오는 12일부터 설탕 출고값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씨제이의 백설 정백당 1㎏은 1309원에서 1436원으로, 15㎏는 1만6928원에서 1만8605원으로 가격이 각각 9.7%, 9.9% 오른다.
이에 따라 설탕을 원료로 하는 빵과 음료수, 과자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서민들의 부담이 더 커졌다.
CJ는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 최대한 협조하며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왔지만, 국제 원당값 폭등이 계속되는 등 적자폭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CJ는 가격을 동결할 경우 설탕 사업분야에서 올 상반기에만 400억원~5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며, 인상을 하더라도 국제시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CJ는 또 지난해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각각 40.5%, 63.0%씩 영업이익이 줄었는데, 설탕을 원료로 쓰는 국내 주요 제과·음료업체들은 영업이익이 14~34%씩 늘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국내 설탕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CJ의 ‘가격 인상 선언’은 다른 설탕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삼양사와 대한제당 쪽은 아직까지 “검토 중”이라는 태도이지만, 지난해 12월 CJ의 가격 인상 뒤에 1~2주 만에 비슷한 수준으로 값을 올린 바 있다.
한편 CJ는 이번 설탕 출고값 인상으로 제빵·제과 등 주요 가공식품의 판매값도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설탕의 원재료 비중은 빵·과자, 음료는 4.5%, 아이스크림은 7% 수준이고 설탕값을 10% 올리면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요인은 1%도 안된다”며 설탕값 인상을 이유로 가공식품 값이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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