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지난 9일 풀려난 금미305호 기관장 김용현(68)씨가 케냐 몸바사 항의 한 호텔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17일 밝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김씨가 현지시간으로 17일 오전 2시25분께 머물고 있던 C호텔 4층 베란에서 추락해 사망했다"며 "케냐 경찰이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호텔 경비가 김씨가 추락한 것을 발견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시신은 현지의 판디아 병원에 안치됐다.
호텔 경비원은 "쿵 소리를 듣고 급히 달려와 보니 김씨가 바닥에 떨어져 숨진 상태였다"며 "추락 당시 호텔 베란다에 20대 케냐 여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추락사 직전 김씨가 호텔방에 함께 있던 20대 케냐 여성 한 명과 말다툼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여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씨가 케냐에 도착한 뒤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몸바사 항에 도착한 뒤 부인과 통화하면서 아주 감격해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씨는 밀린 임금을 받아야 한다"며 귀국 여부를 고민했다"면서 "김씨는 지난 3우러부터 금미305호의 선박대리점 사장인 김종규(58)씨로부터 몇달 임금을 받지 못해 상당한 체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16일 이한곤 주케냐대사, 선장 김대근씨, 김종규씨와 아침식사를 할 때 "선장의 처지를 잘 알기 때문에 금미305호 수리와 조업재개를 위해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씨의 아들 진곤(41)씨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며칠 전 아버지와 전화를 걸어와 '난 건강하니까 곧 귀국하겠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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