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초읽기…정부 ‘쌀·쇠고기’ 강경입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위한 마지막 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미 양측은 29일 협상 마감시한을 이틀 앞두고 핵심쟁점인 자동차, 섬유, 농업 분야에서 최종 담판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측이 그동안 관세철폐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었으나 28일 처음으로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해 우리측이 이 제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섬유 분야를 놓고는 이재훈 산자부 차관보와 퀴젠베리 미 무역대표부 수석 협상관이 오늘 오전에 양측의 내부입장을 검토한 후 오후에 협상을 재개했다. 농업 분야는 쇠고기 수입관세 양허(개방)안, 위생검역 문제로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과(차관보)와 리처드 크라우더 미 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이 마지막 의견절충을 시도 중이다. 이들 핵심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조율된 안을 만들고 그래도 풀리지 않은 문제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USTR 부대표 간의 통상장관급 회담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막판 협상에서 가장 진통이 예상되는 것은 역시 농업 분야. 특히 쌀 시장개방과 쇠고기 위생검역 문제가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위 협상이 깨질 수 있는 잠재된 ‘딜브레이커’인 셈이다. 이와 관련, 우리정부는 이들 문제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절대 우리 정부는 쌀을 한미FTA에 추가 개방품목으로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쌀 문제가 포함되면 한미FTA협상은 깨진다”고 밝혔다. 또 재정경제부 조원동 차관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FTA 협상에서 현재의 레드라인은 농업부문 중 쌀 부분”이라며 “결코 시한에 얽매여서 무리하게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쇠고기 위생검역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 27일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내놓은 카드로 미측을 압박하고 있다. 우리측은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에 대한 서면 약속 요구는 들어줄 수 없고 5월 국제수역사무국 총회 결정이 나오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측도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현시점에서 한미FT ‘타결’, '결렬‘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8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여전히 금지조치를 취하고 있는 시장들을 개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외교정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FTA 협상이 시한 내에 타결될 경우 오는 31일 오전 7시 전에 양측 협상대표(김현종 본부장, 바티아 부대표)가 각각 협상타결을 선언하고 4월1일에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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