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적자금 투입…사용 논란, “해외투자·수수료인하 필요”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4721억원을 벌어들여 사상 최대치의 순익을 기록했다. 덕분에 국민은행의 주주들은 배당 수익이 짭짤했다. 배당 총액은 1조2300억원으로 순익의 50%가 주주들에게 주어졌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80%가 넘는 외국인 지분율을 감안할 때 1조154억원의 배당금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 외에 기업은행·신한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외환은행·하나금융지주·한국씨티은행 등의 배당금을 합치면 2조원 이상이 외국인들에게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년 급증하는 은행의 수익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이 주식회사이기는 하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규제산업이면서 국내에서 돈을 버는 내수산업인 데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곳이 많다는 점에서 이익 중 상당 부분을 공공을 위해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반드시 배당 형태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나라 은행의 국제경쟁력을 감안했을 때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인력 등 성장기반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박동창 초빙연구위원은 “HSBC은행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년간 벌어들인 가처분 이익의 73%를 인수·합병(M&A) 투입했다”며 “한국의 은행들도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 전략시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객서비스 가격도 낮춰야”다른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많은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을 감안해 공공성을 도외시하면 안 된다”며 “은행의 거래 고객에 대해 서비스 가격을 낮추거나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많은 배당금이 나가는 데 대해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것은 이해하지만 주식회사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존재 목적에 대한 이의 제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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