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나선 정부가 자동차 등 핵심분야에서 미국에 추가 양보에 대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은 일제히 ‘퍼주기’, ‘졸속 협상’이라고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앞으로 국회 비준절차 험난이 예상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9일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자동차는 양보하고, 쇠고기는 양보하지 않았다며 마치 ‘빅딜’인 것처럼 선전하는 가증스러운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준은 말할 것도 없고, 한-미 FTA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의원총회를 앞두고 “이제 민주당이 앞장서 비준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비준 거부론에 힘을 보탰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자동차를 양보해 버리면 (한-미 FTA는) ‘앙꼬 없는 찐빵’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FTA는 온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비준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원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차영 대변인은 “10일 선진당을 제외한 야4당 대표 회동을 열어 국회 전략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한-미 FTA를 예산국회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다수인 상임위와 본회의 의석분포를 고려해 상임위(외교통상) 상정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원내 전략과 병행해 대규모 장외투쟁으로 국면을 이어가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이정희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서울 종각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를 저지하는 것이야말로 당면한 야권연대 제1의 과제”라며 “모든 야당은 협상테이블을 뒤엎기 위한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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