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관행을 소개한 한 방송사의 보도이후 '계약서 없는 거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MBC PD수첩은 대기업과 거래에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사례를 보도했다. 보도된 사례 중 일부는 구두발주 때문에 빚어졌다. 계약서 없이 구두로만 작업지시를 한 후, 사정이 바뀌면 일방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방송 내용에 대해 공정위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거래할 때 계약서를 요구하기 힘들 때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어렵겠지만, 일단 계약서를 교부해 달라는 요구를 분명하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계약서 교부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여렵다는 점. 계약서를 요구해도 계약서가 발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계약서 이외에 증빙이 될만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소한 작업지시를 했다는 증빙자료는 확보해야 한다"며 "주고 받은 이메일, 회의록이 있다면 잘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마저 어려울 때는 구두로 지시한 내용을 6하 원칙(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어떤 내용 등)에 따라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하도급사건을 신고할 때 증빙자료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증빙자료가 없을 경우 조사불가로 무혐의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에서 인정을 하더라도, 차후에 법원에서 증거부족으로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관계자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했다가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관련자료 수집을 당부했다. 그리고 "계약서 미교부로 인한 피해사례가 있다면 공정위로 연락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담당부서는 기업협력단 협력정책팀(02-2110-4899)이며, 수급사업자 커뮤니티(www.ftchelp.go.kr)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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