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반대로 연기됐던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27개국 만장일치로 17일 승인됐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특별외교이사회는 한국과 EU 양측이 내년 7월 1일부터 한-EU FTA를 잠정발효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EU 이사회 의장국인 벨기에 파나케레 외무장관은 이번 한-EU FTA 승인이 아시아와 유럽을 결속시키는 가장 야심 찬 자유무역협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결정은 그동안 자국의 자동차산업 피해를 우려해 한-EU FTA의 조기발효에 어려움을 표명해온 이탈리아가 결국 고집을 꺾음으로써 성사됐다. 이사회는 소형차의 수입이 급증할 경우 효과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아 이탈리아의 불만을 잠재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와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은 다음달 6일 한-EU FTA 체결을 위한 공식서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후 양측 의회의 비준 절차만 통과하면 한-EU FTA는 무리없이 발효된다. 양측은 조속한 발효를 위해 유럽연합 각 회원국 의회의 개별적 비준절차 없이도 FTA가 잠정발효될 수 있도록 하는 안에 합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잠정발효를 통해 양측은 정식발효까지 소요되는 2년여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으며 전체 협정문 가운데 90% 이상이 효력을 갖게 돼 사실상 정식발효와 별 차이가 없다고 외통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유럽연합은 우리나라가 연간 무역수지 흑자 184억 달러를 기록하는 세계 1위 규모의 시장이다. 이에따라 한-EU FTA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계는 벌써부터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은 지난 2007년 5월 FTA 협상을 시작한 뒤 지난해 4월 한-EU FTA 협상을 타결했으며 10월 협정문에 가서명했다.
한편 한-EU FTA 잠정발효 소식을 계기로 답보상태에 있는 한-미(美) FTA 비준 일정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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