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살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은 저출산 현상의 심화로 아시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이 지난해엔 사상 최고치인 31명이었다. 이는 한해 전의 인구 10만명당 26명보다 무려 19.3%나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1990년대 초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다가 2000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하는 방식으로 국가별 자살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10만명당 28.4명으로 회원국 평균치 11.2명의 2배를 웃돌면서 최고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살률이 급증하는 이유와 관련, 건강상의 이유로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절반가량으로 이 가운데는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높고, 유명 연예인들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모방심리가 적용했을 가능성도 크다며, 지난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나빠진 점도 자살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10대의 경우엔 지난해 자살률이 2008년보다 42%나 증가하면서 ‘자살’이 사망원인 1순위가 됐다. 30대 역시 지난해 자살률이 28.4% 늘어나 2008년에 이어 사망원인 1순위가 ‘자살’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조사망률’은 지난해 497.3명으로 전년보다 0.9명(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사망률로는 30대와 10대, 20대가 각각 한해 전보다 6.9%와 5.5%, 2.5%씩 증가했고, 나머지 연령대에선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의 급격한 추락도 두드러졌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48개 아시아 회원국의 인구증가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인구증가율은 지난해 0.3%로 마셜제도와 함께 공동 43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보다 지난해 인구증가율이 낮은 아시아 국가는 그루지야(0.1%)와 미크로네시아(0%), 일본(-0.1%) 등뿐이었다. 특히 20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 저출산 국가 가운데 인구증가율이 유독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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