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2일 신상훈(62)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은행 쪽이 전임 은행장이자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자를 고소한 것은 국내 은행계에서 처음 있는 일로, 라응찬 지주 회장과 갈등설을 빚어온 신 사장의 대응 여부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전임 은행장인 신상훈 지주회사 사장과 신한은행 직원 등 7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곧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고소장에서 “최근 은행에 신 전 은행장의 친인척 관련 여신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 조사한 결과, 950억원에 이르는 대출 취급 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있었고 채무자는 횡령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은행 내 루머 확인 차원에서 밝혀진 또다른 15억여원의 횡령 혐의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상훈 사장이 불법대출은 없었다며 반박하고 나서면서 이번 고소사건의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한동안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신한은행의 고소 사태가 신한금융 내 후계 구도를 둘러싼 신한금융지주 내부의 권력다툼에서 비롯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신 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신한은행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인한 영업차질도 예상된다.
이미 금융당국이 라응찬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신상훈 사장에 대한 검찰수사까지 벌어지면 신한금융은 지주 회장과 사장이 동시에 각각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는 초유의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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