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이 단기간에 올라 매매 거래가 활발했던 서울 강북,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이 이번엔 ‘거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지난 9∼10월 집값이 크게 오르자 무작정 매수했다가 전세가 안 빠지거나 대출을 못 받아 잔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전문가 사이에는 이들 집값 상승 지역의 가격 거품이 서서히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경우 매매 잔금을 마련하기 위한 소형 아파트의 전세 물건이 쌓여 있다. 지난 9∼10월 집을 산 사람들이 이달 초·중순으로 다가온 잔금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를 내놨지만 쌍춘년 결혼수요가 빠지고는 찾는 사람이 없어서다. ◆“자기 돈없이 산사람 낭패”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사장은 “지난 가을 집을 산 80% 이상이 투자 수요로, 그 중 일부는 전세를 놓아 잔금을 낼 사람들이었다”며 “전례없이 집값이 오르니 자기 돈도 없이 집을 샀다가 전세가 안 나가 낭패를 보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지난 9월 ‘은평뉴타운’ 고 분양가 후폭풍으로 집값이 급등했던 은평구 불광동 일대도 이제는 ‘잔금 대란’을 겪고 있다.정부가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을 강화하자 주택 매수자들이 잔금을 못치르고 있는 것. 이런 현상은 비단 강북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가을 거래가 활발했던 서초구 일대에서도 잔금 마련을 위한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사장은 “자금 능력이 없는 매수자가 집값 상승에 욕심을 냈다가 대출 등이 가로 막혀 잔금을 못낸 경우”라며 “별 수 없이 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낮춰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추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집값이 떨어져 매수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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